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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받으러 은행을 왜 가? 핀테크 ‘대출비교서비스’를 비교해보니

중앙일보 2020.01.27 12:00
애플리케이션 하나만 실행하면 1·2금융권의 대출상품을 동시에 비교하고, 신청까지 할 수 있다. 지난 해 5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핀테크 기업의 ‘비대면 대출비교 서비스’가 최근 1금융권까지 제휴 회사를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핀테크업체 핀다는 업계 최초로 비대면 대출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지난 해 7월 내놨다.

핀테크업체 핀다는 업계 최초로 비대면 대출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지난 해 7월 내놨다.

 

1금융권까지 가세한 핀테크 대출장터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기준 금융위원회에 의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대출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는 총 13곳이다. 지난 해 7월 1호 대출비교 서비스 ‘내 최저금리 찾기 서비스’를 출시한 핀테크 기업 핀다는 지난 20일 씨티‧BNK경남은행의 대출상품을 서비스에 추가했다. 이들 은행과 제휴로 핀다 대출비교 서비스에서 대출상품을 신청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총 8곳(1금융권 2곳, 2금융권 6곳)으로 늘었다.
 
핀다처럼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핀테크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카카오페이 대출비교 서비스에선 SC제일‧씨티‧광주‧대구‧부산‧경남‧전북은행 등 1금융권 7곳, 2금융권 18곳 업체의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해 8월 대출비교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1금융권 회사 5곳과 2금융권 회사 5곳 등 총 10개 업체의 대출상품을 비교목록에 올렸다. 토스 관계자는 “현재 토스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용한 누적대출 건수는 약 1만 건, 누적 대출액은 약 150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실제 대출조건을 한눈에 비교 

비교 가능한 상품이 많아지면서 서비스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22일 기자가 직접 카카오페이 앱으로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용해봤더니, 대출금액‧상환기간‧직장유무 등 조건에 맞춰 대출상품을 ‘필터링’할 수 있었다. 직장인 기준 1억 원을 대출하고 싶다고 검색조건을 설정하자, 기자의 신용등급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대출상품이 쭉 떴다.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제2금융권 상품뿐 아니라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출시된 대출상품도 눈에 띄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대출은 소비자가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접근성이 낮은 상품인데, 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이 핀테크 앱을 통한 대출비교 서비스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맺고 대출비교 서비스에 참여한 금융회사들도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토스‧핀크‧핀다와 제휴를 맺고 있는 씨티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가 각 은행에 일일이 알아보지 않고도 한 플랫폼에서 간단히 대출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다른 업체들과 제휴를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 채널이라고 해봐야 각 지점 창구와 인터넷뱅킹이 다인데,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으면 은행을 잘 찾지 않는 고객들과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22일 기자가 직접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카카오페이 캡처]

22일 기자가 직접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카카오페이 캡처]

특히 지난 9일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비식별 처리된 고객들의 가명정보를 활용해 좀더 정교한 ‘맞춤형 대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핀크 관계자는 “데이터3법이 시행되면서 대출비교 서비스도 더 고도화할 텐데,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의 참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은행은 핀테크보다는 자체 앱 

다만 아직까지 핀테크 앱만 활용해 대출을 받기에는 한계도 분명했다. 핀테크 업체와 제휴한 금융회사의 수가 아직 많지 않아 추가로 앱을 실행해 다른 대출상품을 알아봐야 하는 점이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현재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 중에 핀테크 업체의 대출비교 서비스에 진출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지난해 자산관리 앱인 뱅크샐러드와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MOU를 맺은 우리은행은 현재 소액대출상품을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뱅크샐러드에서 신청할 수 있는 대출상품의 신규고객 중 10% 정도가 뱅크샐러드를 통해 유입된다”고 전했다.
 
기존 고객층이 두터운 시중은행의 경우엔 대출비교 서비스에 참여할 유인이 적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한 은행 계좌로 다른 은행에 흩어진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실시되면서, 굳이 핀테크 앱을 플랫폼으로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곳도 있었다. 한 4대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판매채널이 부족한 외국계‧지방은행과 달리 4대 시중은행은 채널을 많이 갖춘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처럼 금리도 낮은 때에 굳이 대출비교 서비스에 참여해 타사와 출혈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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