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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뚱뚱해" 중국서 비만 가장 많은 도시는?

중앙일보 2020.01.27 10:19
 지난10월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비만율이 크게 늘어났다. 남성 비만율은 약 18% 늘어났으며, 남녀 모두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덩달아 증가했다.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만율 증가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BBC에 따르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성인 6억 명 이상이 비만이며 약 19억 명이 과체중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의 상황은 어떨까?
 
*고콜레스테롤혈증: 핏속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이 정상치를 넘어 지나치게 많은 증세. 동맥 경화증을 일으키기 쉬움.
[사진 Pink Ribbon 공식홈페이지]

[사진 Pink Ribbon 공식홈페이지]

비만문제에 시달리는 대륙

중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도 ‘소득증가와 늘어난 좌식 생활’로 나날이 허리둘레가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 내 과체중 비율은 32.3%이다. 중년 사람들을 괴롭히는 주요 문제로 대머리와 비만을 꼽을 정도이다.

북쪽은 허리가 두껍고, 남쪽은 대머리가 많다 (北腰粗,南头秃)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중국질병예방센터(中国疾病预防控制中心) 왕리민(王丽敏) 팀은 중국성인들의 비만 발생율을 연구하여 발표했다. 중국 성인 중 전신성비만 발생율은14%, 복부비만 발생율은 31.5%로 나타났다.
 
논문 〈중국 성인 비만유병율 지역별 차이(中国成人患病率的地理差异: 2013-2014 전국 만성병 및 위험인자 관측 결과(2013-2014全国慢性病和危险因素监测的结果)〉는 전국의17,4849명의 성인 데이터를 모아 연구했다. 연구원은 비만과 지역 간 관계에 대해 연구하던 중,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전신비만 혹은 복부비만에 관계없이 비만발생율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증가한다는 것이다.
 
남성의 전신비만율은 남쪽의 하이난(海南) 지역(4.4%)과 비교했을 때, 북쪽의 베이징(北京) 지역(26.6%)이 월등히 높다. 여성 비만율도 남쪽의 광시(广西) 지역은6.4%일 때, 베이징(北京) 지역(24.6%)이 훨씬 높다.
〈중국비만지도: 북쪽이 남쪽보다 뚱뚱한 사람이 많다( 中国肥胖地图:北边要比南边胖)〉 [사진 왕이신문(网易新闻)]

〈중국비만지도: 북쪽이 남쪽보다 뚱뚱한 사람이 많다( 中国肥胖地图:北边要比南边胖)〉 [사진 왕이신문(网易新闻)]

전국31개 성(省)시(市) 중에서 베이징 남녀의 보통형 비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베이징 사람 중에서 4명 중 1명은 ‘비만’인 셈이다.

허리둘레가 가장 두꺼운 '톈진(天津)' 성인들

[사진 Dailymail]

[사진 Dailymail]

중국에도 배가 유난히 나온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술배(啤酒肚; 직역하면 ‘맥주배’)’가 나왔다고 표현한다. 베이징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톈진(天津)은 ‘술배가 나온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집계되었다. 가만히 서서 아래를 쳐다보면 배에 가려서 발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 도시의 절반 이상이다. 여성 복부비만율은 49.9%, 남성 복부비만율은 54.4%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허리둘레가 가장 두꺼운 시민’들인 셈이다.
 
중국질병예방센터 영양 및 건강 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Nutrition and Health Chinese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왕징중(王京钟)은 지역 기후와 음식 습관 때문에 남북 간 비만율에 차이가 생긴다고 분석한다.
〈중국 1월 평균기온(中国一月平均气温)〉, 1월 기온이 가장 낮은 지방은 헤이룽장성( 黑龙江省 ) 모허( 漠河 ) 지역으로 최저-52.3℃이고, 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하이난다오( 海南岛 )의 동남부( 东南部 ) 지역인 시샤( 西沙 )로 최고22.9℃이다.( 一月气温最低的地方是黑龙江省漠河镇,那曾出现过 -52.3℃, 极端最低气候,最高气温出现在海南岛西沙。) [사진 21세기교육(21世纪教育) 공식홈페이지]

〈중국 1월 평균기온(中国一月平均气温)〉, 1월 기온이 가장 낮은 지방은 헤이룽장성( 黑龙江省 ) 모허( 漠河 ) 지역으로 최저-52.3℃이고, 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하이난다오( 海南岛 )의 동남부( 东南部 ) 지역인 시샤( 西沙 )로 최고22.9℃이다.( 一月气温最低的地方是黑龙江省漠河镇,那曾出现过 -52.3℃, 极端最低气候,最高气温出现在海南岛西沙。) [사진 21세기교육(21世纪教育) 공식홈페이지]

중국질병예방센터에 따르면 북쪽 지역의 날씨는 상대적으로 춥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운동을 적게 하다보니 점점 살이 찐다고 분석했다. 반면, 더운 날씨는 사람의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하이난(海南)과 같은 남쪽 지역은 무척 더운 편이라 내장 지방이 축적되는 시간이 북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

남·북 '식생활 차이' 때문에 비만도 달라

식문화 차이도 지역별 비만율 차이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날씨가 추운 북쪽 사람들은 고열량의 음식을 찾게 된다. 열량이 높은 음식을 더 많이 먹어서 체온저하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쪽 사람들이 남쪽의 식탁을 보고 “‘(고기가 들어간) 메인요리(중국에선 ‘잉차이;硬菜’라 부른다)’는 대체 왜 없느냐(为什么没有硬菜!)”고 투정 어린 불평을 하기도 한다.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삶의 질 향상으로 풍족해진 중국의 식탁

[사진 Fat Chinese Funny Kid Eating 공식유튜브]

[사진 Fat Chinese Funny Kid Eating 공식유튜브]

〈Cell〉, 〈Nature〉와 동급의 위상을 인정받는 의학저널 〈The Lance〉에서 2019년 4월 ‘각 나라별 음식 구성성분 및 사망률과 비만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음식 구성 성분 문제 때문에 비만이 급증했다. 염분과 기름기가 많고, 과일과 통곡물 섭취가 줄었다는 것이다.
[사진 NHS]

[사진 NHS]

비만 증가는 심각한 건강문제로 직결

비만은 고혈당, 당뇨병, 심혈관 질병 등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중 당뇨병은 비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질병이다. 2019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4억 6천3백만 명의 성인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 중 1억 천 6백만 명이 중국인이다. 전세계 당뇨병 환자 중 25%가 중국인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를 푸는 이른바, 소확행이 유행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대비하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소를 고려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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