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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라인 날아간 중앙지검…우병우·김태우 잡은 검사 왔다

중앙일보 2020.01.27 05:00
23일 인사로 물갈이가 된 (왼쪽부터)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과 송경호 3차장의 모습. 두 차장은 울산시장 청와대 개입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담당해왔다. 맨 오른쪽은 지난 8일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난 배성범 전 중앙지검장. [뉴스1]

23일 인사로 물갈이가 된 (왼쪽부터)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과 송경호 3차장의 모습. 두 차장은 울산시장 청와대 개입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담당해왔다. 맨 오른쪽은 지난 8일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난 배성범 전 중앙지검장. [뉴스1]

'윤석열 라인'이 포진했던 서울중앙지검 1·2·3·4차장이 23일 모두 물갈이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의혹 등을 수사했던 중앙지검 차장 자리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기소했던 검사들이 들어섰다. 검찰 내부에선 정권 수사팀 물갈이 인사 뒤 임명된 신임 차장들에 대한 신중론과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중앙지검 차장에 이정현·이근수·신성식·김욱준
"윤석열 라인 갈렸지만 만만치 않은 검사들"

누가 요직을 꿰찼나

이날 인사로 중앙지검의 형사 사건을 지휘하는 1차장엔 이정현(52·연수원 27기)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울산시장 수사 등 공안사건을 지휘하는 2차장엔 이근수(49·연수원 28기) 전 방사청 방위사업감독관(파견)이,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엔 신성식(55·연수원 27기) 부산지검 1차장이, 여성·아동·강력범죄를 지휘하는 4차장엔 김욱준(48·연수원 28기)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차기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27기와 28기가 고루 배치된 모습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했던 검사는 없는 구성"이라 말했다. 문재인 정부 정권 초기 적폐수사를 포함해 사회적 논란이 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는 네 명의 차장 중 이근수 2차장과 김욱준 4차장 정도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7년 4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던 모습. 특검을 포함해 세 번째 소환된 우 전 수석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7년 4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던 모습. 특검을 포함해 세 번째 소환된 우 전 수석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우병우 수사한 이근수  

이 차장은 2017년 박근혜 정부 당시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제2부장으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기소했고 1심 재판까지 맡았다. 2018년 우 전 수석의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방사청 방위사업감독관에 지원해 2년 가까이 외부 파견근무를 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1심에서 검찰의 9가지 공소사실 중 5개의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황이었다. 검찰 내부에선 이 차장의 외부 파견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이 차장은 공안사건을 이끄는 2차장에 임명됐지만 대검과 청와대 근무 경력 등이 있어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판사 출신으로 현재 김앤장에 있는 이현수 변호사가 친동생이다. 이 차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똑똑하고 원칙 있는 검사다. 울산시장 수사도 무리 없이 지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태우 수사한 김욱준

김욱준 중앙지검 4차장은 지난해 수원지검 형사1부장을 맡아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기소했던 이력이 있다. 당시 김 차장과 함께 수사했던 검사는 "김 차장이 김 전 특감반원을 기소하며 일부 혐의는 무혐의 처분했는데 그 불기소 결정문만 서른 가지 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만큼 철저한 스타일이란 것이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해 3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수원지검 조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지난해 3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수원지검 조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차장을 부원으로 데리고 있었던 복수의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김욱준에겐 4차장 자리가 좀 아쉽다. 정권이 김 차장의 실력을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고(故)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의 사위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김 차장은 옛 귀족 검사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신성식의 이력

연수원 27기 동기인 이정현 1차장과 신성식 3차장도 동기에서 선두그룹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다. 27기에서 한동훈·이원석·심재철이 먼저 검사장을 달긴 했지만 두 차장에 대한 검찰 내부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이 차장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을 맡아 미투 국면이 터지기 이전부터 철저한 성범죄 조사로 그해 대검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됐다. 이 차장은 당시 미성년자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8년이 확정된 배모 시인과 원정 성매매를 한 연예인 등을 기소했다. 
 
신성식 3차장도 노무현정부 당시 김종율 민주당 의원을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해 의원직 상실을 끌어낸 검사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신 차장은 성격은 부드럽지만 한번 수사를 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검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윤석열과 이성윤 사이  

네 명의 신임차장에 대해 중앙지검과 대검 검사들은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주요 수사를 두고 벌써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앙지검 차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지검의 한 현직 검사는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의 기소 여부를 두고 이미 윤석열 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충돌한 상태"라며 "신임 차장들이 총장과 지검장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향후 검찰 수사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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