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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처럼···우한폐렴에 대형병원들 "병실 단체면회 금지"

중앙일보 2020.01.26 11:52
서울대병원 본관 입구에 열감지센서 카메라가 설치됐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본관 입구에 열감지센서 카메라가 설치됐다. [서울대병원]

지난달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이모(39ㆍ서울 강남구)씨는 입원 기간 내내 다른 환자 면회객에 시달렸다. 여러 환자가 함께 쓰는 다인실에 입원했더니 하루에도 여러차례 면회객들이 들이닥쳐 편히 쉬기가 어려웠다. 수술 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감염 걱정도 컸다. 이씨는 “한두명이 병문안 오는건 이해하겠는데 여러명이 우르르 들어와 기도하고 찬송가까지 부르는 건 참기 어려웠다. 1층에 '병문안을 통제한다'는 문구가 써있는데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아파서 입원 중인 다른 환자에게 감기라도 옮기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발(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앞으로 이씨가 겪은 ‘민폐 병문안’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병원들이 병원 방문객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때도 대부분의 병원이 면회객을 제한했다.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의료진·보호자·면회객등에게 메르스가 급격히 퍼졌기 때문이다.
 
2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24일 오전부터 출입증이 있는 보호자 1인을 제외한 방문객의 면회를 제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원내 유입 예방을 위한 조치다. 병원은 앞으로 외래가 예정된 환자 전체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될 때 행동요령에 대한 안내 문자도 발송했다. 내부 출입감시체계도 강화했다. 병원 곳곳에 열 감지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전체 출입객을 검사한다. 카메라는 서울대병원 본관, 어린이병원, 암병원 건물 입구 등에 설치됐다. 카메라에서 이상반응이 포착되면 비상대기중인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센터가 여행이력을 포함한 건강문진을 실시한다. 만약 의심환자로 판단되면 서울시ㆍ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환자 사례를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도 같은 조치를 내놨다. 병원 측은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이 급속히 전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예방조치로 보호자 1명을 제외한 방문객의 입원환자 면회를 24일부터 당분간 전면 금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환자실 면회와 임종 환자 면회는 허용할 예정이다. 병원 측은 “기존 입원 환자와 보호자에게 면회 제한 결정을 설명하고, 향후 입원 예정자ㆍ보호자에게도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오전 국내 세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환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48명이다. 이 중 47명은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격리 해제했다. 1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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