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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트럼프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0.01.26 00:03
미·중 무역전쟁, 기업부채 부담, 주가 상승 피로감 등 악재 많지만 꾸준한 성장 전망
사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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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8) 미국 주가 올해도 오를까

지난 1월 11일 다우지수가 장중 2만9000선을 돌파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를 자축했다. 자신의 당선 이후 3년 동안 다우지수가 1만1000포인트 올랐으며, 주가지수 상승을 자신하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위기가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의외로 빨리 봉합됐고 1단계 미중 무역합의도 이뤄져 경기만 식지 않으면 주가는 거칠 게 없어 보인다. 주가 상승에 따른 레벨 부담과 부진한 제조업 고용, 임금 상승 정도에 대한 불안감이 뉴스거리로 부각될 뿐이다.
 
 

불확실성 커져도 버틸 유일한 ‘수퍼 파워’

물론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지금으로서는 중동 정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다시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큰 폭의 조정의 빌미를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올 한해 이어질 지정학적 불활실성 중 하나일 수 있다.
 
2018년 12월 CNN은 9년간 오른 미국 주식시장에서 당시를 2011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로 보도했다. 1928년 이후 S&P500 기준으로 4분기에 주가가 10% 이상 내린 횟수는 10번이었는데, 2018년 12월 14일 기준으로 11% 하락한 상황이었다.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일상화된 상태에서 세계의 주가 변동성도 컸다.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은 2019년 조정폭을 가뿐히 회복하고 11년이라는 장기 성장의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5번째로 부유한 투자가 레이 달리오는 2019년 2월 자신의 전망을 수정했다. 그 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까지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질 확률이 70%가 넘는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선거 전까지 주식시장에 침체가 올 확률을 3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 인하가 주된 이유였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전면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란 사태는 뉴스거리는 되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만큼의 파급력은 없는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주가지수는 우리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S&P 광역시장지수(BMI, Broad Market Index)를 구성하는 10개 국가 중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말은 한국이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피해국이란 뜻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에 한국이 가장 민감하고 일본이 가장 둔감했다. 미국이 1% 경제성장을 하면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3.79% 한국은 9.35%, 일본은 2%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최근 미국 주가지수가 크게 올랐지만 한국 증시의 상승폭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미국·중국 의존도,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상황에 따른 한국 기업 실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미 증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라진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

2018년 4분기 미국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경험했을 때나 2019년 소폭 조정 받았을 때 미국 국채 5년물과 3년물 간 금리가 역전되고, 10년물과 2년물이 역전을 눈앞에 두거나 역전됐다는 뉴스가 등장했다. 통상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때, 위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경우 일정 시차(6~24개월)를 두고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 이런 경우 경기 악화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시장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미국에서 지난 50년간 경기 침체가 닥치기 전에 반드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있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경기 전망에 영향을 줌에 따라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예상보다 빨리 왔다. 하지만 당시 장·단기 금리 역전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분명했다고 판단된다. 금리 인하와 같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적 대응이나,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 속도와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기울자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사라졌다. 연준의 신속한 3차례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분쟁 합의 기대감이 낙관적인 세계 경제 전망으로 이어졌고, 수익률 곡선에도 반영됐다. 2019년 12월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시장의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미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2018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보다 0.33%포인트 높았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04%포인트 뛴 1.91%로 오른 반면,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보합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두 국채 수익률 격차는 8월 중 -0.05%포인트로 역전된 바 있다.
 
장기 금리 상승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의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다. 다만 채권 수익률 급등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 올해 미국은 2% 안팎 성장하는 데 그치고, 유럽은 성장률이 1%를 밑돌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미국 경제는 2019년 초 제조업 부진 등으로 침체 우려가 확대됐지만 4분기로 갈수록 연준의 예방적 금리 인하, 견조한 소비심리,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올해의 경우 소비는 취업자 수 증가와 임금 인상 기대감으로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해외 수요 회복, 재고 조정 마무리, IT산업 회복은 투자 증가를,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은 투자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 지출은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성장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하면 올해 미국 경제는 높은 성장은 아니더라도, 확장 국면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가 올해 2.0~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잠재성장률(1.9%)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미국 성장률을 2.0~2.1%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경우가 경기 선행지표로 작용하기보다는 동행지표로 작용하고, 역전 현상이 사라진 후에는 경기가 소폭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작아졌다는 평가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고 유가 급등 가능성도 작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은 사상 최장인 126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미국 경제의 위협 요인은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가 미국 주식시장 향방에 중요한 방향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가 미국 주식시장 향방에 중요한 방향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올해 미국 경제의 위협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미중 무역분쟁 이슈다. 1단계 타결에도 하이테크 분야의 주도권 다툼은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2단계 협상에서 기술.이전 등에 대한 논의가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견해다. 무역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요구한 금융·서비스 분야의 추가 개방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 대한 화답이 당장 나오기는 어려워서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의 개혁·개방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갈등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금융상황 개선, 투자심리 부진 완화 등으로 부정적 영향은 다소 줄어들 것이다.
 
다만 주요국의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부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자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은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세계무역기구(WTO) 기반의 다자 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가운데 지역별 무역협정으로 새로운 국제무역질서 형성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미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정책적 불확실성이다. 2020년 11월 대통령·의회 선거를 전후로 경제정책 기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워런 등이 선출되거나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조세·재정정책 전반의 불확실성 증가가 예상된다.
 
미 대선은 상반기에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하반기에는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급진 후보의 부상 때 진보적 정책 실현 가능성에 따라 투자·소비심리가 위축될 소지가 있다. 민주당 주요 후보들은 2017년 법인세 인하분의 일부분을 원상회복시킬 의사를 표명했다. 대선과 함께 치르는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경우 법인세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감세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가 인상될 경우(18→26%)에는 S&P500 기업 순이익은 2021년까지 11% 하락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기업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인 점이다. 혹시라도 경기 회복이 더디거나 경기가 부진에 빠지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금리가 오른다면 한계기업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신흥시장 기업의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2019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기업 부채는 지난해 이미 사상 최대치를 찍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저금리에 도취된 미국 기업이 인수합병이나 직원 복지 등에 돈을 풀어 기록적인 규모의 빚을 떠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제가 튼튼하게 잘 나가고 기업이 빚을 갚기에 충분한 돈을 벌고 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약 다음 경기 침체가 기업 부문에서 일어난다면, 그 부채 규모는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 많은 기업이 너무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로 인해 기업이 일자리를 줄이고, 시설을 폐쇄하고, 자산을 매각하거나 폐업한다는 것은 먼 이야기 같지만 이런 상황이 몰려올 수 있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기업들이 노동자를 해고하고 투자를 줄여야 한다면, 높은 레버리지가 경제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0년부터 점진적으로 늘어 현재는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배당금,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부채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미국 기업이 2019년 세계 전체 기업 디폴트의 70%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블룸버그는 “부채 비용이 지금은 싸더라도 앞으로 부담이 너무 무거우면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단 미국이 올해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행여 본격적인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신흥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5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버리고 ‘제로금리’로 복귀했다. 2015년 2월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해 이후 이를 유지했던 릭스방크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따른 경제·기업투자 부작용을 우려해 제로금리로 환원했다. 릭스방크는 경기가 급속히 악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수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릭스방크는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점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해 마이너스 금리 복귀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는 불황이 어떤 연유에서 일어날 것인지 알 수 없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빅데이터가 발달한 지금도 주가·환율·금리 예측은 여전히 신의 경지에 놓여 있는 어려운 일이다. 높게 쌓인 빚으로 덮인 산을 바라보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 방향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물론 단기에 방향을 틀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해는 동결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다만 2019년 10월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유념하자.
 
 

뱅가드그룹 “미 증시 10% 하락할 확률 50%”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한 미국 주식시장을 보며 왜 미국 주식을 사서 보유하지 못했을까 한탄할 수 있다. 복기는 쉽고 예측은 어려운 게 시장이다. 2016년 새해 벽두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나, 2018년 4분기의 조정 시기를 뚫은 미국 주식시장을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포트폴리오 배분에서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을 담지 못한 경우라면 이제라도 뛰어드는 것이 마땅한지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 설사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산 배분에서 조정이 필요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뱅가드그룹이 2020년 미국 증시가 10%가량 하락하는 조정 장세를 겪을 가능성이 5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식이 대량 매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뱅가드그룹은 5조6000억가량의 달러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조정 장세는 전 고점 대비 낙폭이 10%에 이르는 걸 의미한다. 낙폭이 20% 이상 되면 약세장에 돌입했다고 판단한다. 뉴욕증시는 S&P500 기준으로 약세장 문턱까지 갔던 2018년 12월 이후 조정을 겪지 않았다. 뱅가드그룹은 금융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을 과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시가 2020년에 평소보다 큰 투매 리스크(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2019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너무 비관적이었다면, 2020년에는 경기 회복에 대해 지나치게 자신한다고 보았다.
 
현재 미국 시장은 약세장 없이 역사상 최장기 강세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전 최장기 국면은 대공황 전 1920년대 8년간, 369% 상승한 기록이다. 기간이 길어지고 상승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더 갈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항상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약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것 정도는 인식하자. 현재 미 경제는 상당히 견조하지만, 한편에서 2021년 이후의 미국 경제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미국 대선 불확실성, 높은 기업부채, 트럼프 탄핵 위기 등 여러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다우지수 3만, 나스닥 1만을 넘는다 하더라도 수익률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미래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유럽중앙은행(ECB)은 2019년 초 우호적인 시장 심리는 금융시장과 악화하는 경제 성장 전망 사이의 격차를 드러냈다며 일부 자산군의 경우 가격이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분리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미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상태라면서 추가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의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혹시 그 시기가 곧 닥치는 것은 아닐까? 유동성이 과다하게 풀려 갈 곳이 없다는 점은 희망적이나, 과연 기업의 수익이 오르는 주가에 상응하게 올라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2019년 하반기 중 글로벌 경기 침체 탈피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선반영됐다면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 전반적으로 기업의 수익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나라를 꼽으라면 미국과 중국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은 이미 이전의 패턴과 달라졌으며, 강한 나라가 강한 상승을 주도하는 세계로 접어들었다. 성장성이 높은 세계 일류 기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세계 경제가 주요 2개국(G2)의 힘에 끌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항할 수 없는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막강한 기업 포진

우리는 지금 여러 각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의 영역이 모호해지고, 플랫폼경제, 공유경제, 온디맨드경제가 주류 경제로 편입하고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진행되는 4차 혁명의 시대 한가운데서 부상한 새로운 보호주의가 강대국에 유리한 시점이다.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가 여전히 파급력이 크고 미국이 기침하면 감기에 걸리는 현상이 더 심해지는 긴밀히 연결된 시장을 피할 수 없다. 어쩌면 주식시장만 보면 경제성장률과 같은 거시적 경기사이클보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에서도 살아남을 알짜 기업이 무엇인지에 더 주목해야 하는 시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산도 세계를 대상으로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옳은 전략이라 하겠다. 막강한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지식집약적 산업, 서비스 산업을 등에 업은 미국은 테크(Tech), 소프트웨어, 바이오, 카드, 전기차 등에서 유망한 기업, 일류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힘이 막강할 수 밖에 없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런 패러다임 변화가 미국 주식시장 장기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가능하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장(국립외교원 파견)이다. 대한민국 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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