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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기소' 충돌…법무부 "날치기, 감찰 검토" 대검 "적법"

중앙일보 2020.01.23 19:57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서울중앙지검이 최강욱(53)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데에 대해 법무부가 ‘날치기’로 규정했다. 송경호(51‧사법연수원 29기) 3차장 검사와 고형곤(51‧사법연수원 31기)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감찰도 예고했다.   
 
법무부는 23일 오후 7시 ‘적법절차를 위반한 업무방해 사건 날치기 기소에 대한 법무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강욱 비서관에 대한 업무방해 사건 기소 경과에 대한 사무보고를 받아 경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송경호 차장과 고형곤 부장은 지난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검사 인사발표 전 최강욱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성윤 지검장은 “기소를 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라 현재까지 서면조사만으로는 부족하여 보완이 필요하고, 본인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수사절차상 문제가 있으므로 소환조사 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시를 했다.  
  
송경호 차장과 고형곤 부장은 23일 오전 9시 30분쯤 지검장 결제‧승인을 받지 않은 채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그 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내용이 담긴 검찰청법 제21조 제2항을 거론하며 “위 규정에 따라 사건 처분은 지검장의 고유사무이고, 소속검사는 지검장의 위임을 받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고위공무원에 대한 사건은 반드시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 처리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반하면 검찰청법‧위임전결규정 등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변호인인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율립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 비서관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변호인인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율립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 비서관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

법무부는 “위와 같이 적법절차의 위반 소지가 있는 업무방해 사건 기소경위에 대하여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하였고, 이에 따라 감찰의 시기‧주체‧방식 등에 대하여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검찰청은 “전결 규정 위반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성윤 중앙지검장보다 상급자인 검찰총장의 결재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청법은 ‘검찰총장이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 논리대로 따지자면 오히려 총장의 지시를 중앙지검장이 어기고 항명한 게 되며 이 경우 감찰받아야 할 대상은 수사팀이 아니라 이 지검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한 현직 검사도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 원칙이 있다”며 “지검장이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총장의 지시를 일주일 이상 거부한 건 오히려 직무유기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고위 인사도 “검찰청법에 따르면 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며 “총장이 지시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법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직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강하게 나갈 것”이라며 “청와대와 법무부의 법을 무시한 절차는 장난스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비서관은 이날 오후 6시에 법률 대리인을 통해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 검찰청법에 위반하여 검사장에 대한 항명은 물론 검찰총장에 의한 검사장 결재권 박탈이 이루어진 것은 단순한 절차 위반을 넘어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조사는 물론 향후 출범하게 될 공수처의 수사를 통해 저들의 범죄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상‧박사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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