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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벤처붐' 되는 놈만 잘되나? …지난 5년간 벤처투자 분석

중앙일보 2020.01.23 07:00
'제2의 벤처붐'은 어디서부터 불고 있을까? 벤처투자액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정부통계는 창업지원법·벤처기업법에 따른 벤처캐피털(VC) 실적만 집계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더 현실에 가까운 정보를 얻으려는 이들은 스타트업 투자정보 플랫폼 '더 브이씨(The VC)'를 찾는다. 더 브이씨는 최근 VC, 엑셀러레이터가 공개한 자료, 미디어의 보도 내용을 광범위하게 수집해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하루 평균 6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초 더 브이씨는 '한국스타트업 투자 통계'자료를 내놨다. '2015~2019년 분야별 투자 동향'을 분석해 벤처 투자의 흐름을 살펴봤다.
 

5년간 누적 투자 '쇼핑 > 바이오·의료 > 금융' 순

5년간 벤처 투자 누적금액 상위 20개 분야. 정원엽 기자

5년간 벤처 투자 누적금액 상위 20개 분야. 정원엽 기자

 
5년간 공개된 투자 금액은 총 42개 분야 17조 4350억원이었다. 누적 투자가 가장 많은 곳은 커머스(상거래) 영역의 쇼핑 카테고리로 4조 1273억원이 투자됐다. 쿠팡의 2차례 소프트뱅크 투자유치(2015년, 2018년 합계 약 3조 5500억원)가 반영된 결과다. 두 번째는 헬스케어(건강관리) 영역의 바이오·의료 분야로 2조 1798억원이 투자됐다. 3번째는 콘텐트 영역 게임 분야로 1조 6970억원을 투자받았다. 1조원 이상 투자를 받은 분야는 금융(1조 3704억원), 음식(1조 451억원) 분야가 있었다.
 

투자 늘었지만, '부익부 빈익빈'도

지난해 총 투자 금액은 5조 377억원이다. 2015년(2조 6974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투자 대상 벤처기업도 496개에서 820개로 늘었다. 평균투자액 100억원 이상 분야는 6개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금융, 여행, 게임, 부동산이었다. 더 브이씨 변재극 대표는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분야의 경우 2015년 이전에 만들어진 회사들이 급성장하며 투자금액도 함께 늘었다"며 "인기 분야에 주목받는 스타 기업이 투자도 계속 잘 받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의료', '금융', '여행' 뜨고,  '게임', 'AR·VR' 지고  

5년전과 비교했을때 벤처 투자금액(절대액수)이 가장 가파르게 뛴 10개 분야. 정원엽 기자

5년전과 비교했을때 벤처 투자금액(절대액수)이 가장 가파르게 뛴 10개 분야. 정원엽 기자

5년 동안 투자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해 투자액을 기준으로 2015년과 비교해 보면 바이오·의료 분야가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바이오·의료 분야는 2015년 투자액이 1119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조 674억원을 투자받았다. 5년 만에 연간 투자금액이 9555억원 늘었다. 2번째는 금융 분야로 2015년 2045억원에서 지난해 6159억원으로 늘었다. 핀테크 기업들의 약진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 분야는 437억원에서 4036억원으로 3599억원 증가했다. 변 대표는 "헬스케어와 바이오 분야가 투자금 회수 성적이 좋아 돈이 몰렸다"며 "부동산, 패션, 음식, 생활, 애완동물, 교육 등도 꾸준히 투자가 늘어난 분야"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게임분야 벤처투자 건수와 투자액 추이. 정원엽 기자

지난 5년간 게임분야 벤처투자 건수와 투자액 추이. 정원엽 기자

반면 게임 분야는 벤처 투자가 줄었다. 2015년 게임 벤처에 총 53건, 4779억원이 투자됐지만, 지난해에는 23건, 824억원에 그쳤다. 2018년에는 투자액이 갑자기 급증해 9783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다시 줄었다. 광고··마케팅 영역도 같은 기간 832억원에서 574억원으로 줄었다.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분야, 방송·통신, 엔터테인먼트 등도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였다.
 

새로 주목받은 분야 '우주·항공',  '수산업', '화학' 등 버티컬 영역  

스타트업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더브이씨 홈페이지 메인화면 [더브이씨 홈페이지]

스타트업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더브이씨 홈페이지 메인화면 [더브이씨 홈페이지]

투자액은 적지만 새로 주목받는 분야도 있다. 우주·항공과 수산업, 사회·봉사, 화학, 스포츠, 3D 프린트, 오토바이 등은 5년 사이 투자액 증가율이 높았던 분야다. 우주항공 분야는 2018년 35억원에서 지난해 191억원까지 투자가 늘었다. 수산업도 2016년 1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늘었다. 변 대표는 "투자의 양상이 과거 커머스나 게임, 콘텐트 영역에 집중되다 최근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며 "푸드 수산업 전문서비스나 스포츠 의류 등에 대한 주목도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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