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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안되는 주방 무려 5.8배···금연 가정주부도 폐암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0.01.23 05:00
주방에서 삼겹살을 굽자 실내 미세먼지 농도(PM10)가 2㎍에서 244㎍으로 올라갔다. PM2.5는 101㎍까지 올랐다. 주방 후드를 켜지 않고 환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왕준열 기자

주방에서 삼겹살을 굽자 실내 미세먼지 농도(PM10)가 2㎍에서 244㎍으로 올라갔다. PM2.5는 101㎍까지 올랐다. 주방 후드를 켜지 않고 환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왕준열 기자

설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오랜만에 한데 모입니다. 가족들의 달라진 모습, 무심코 지나쳤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설을 맞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설 연휴 가족 건강, 이것만 챙기세요 ①폐암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주요 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명절 가족 건강,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체크리스트 6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형렬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폐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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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수술하기 힘든 상태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잦은 기침이나 숨이 차는 증상이나 흉통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폐 질환에서도 생길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폐암에 의한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이렇다보니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30% 정도에 머물고, 치료 결과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다. 하지만 정기 건강 검진이 활발해지고 수술 기법 또한 발전하면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폐암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5년 사이 61%에서 72%로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폐 내부가 많이 손상돼도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폐암이라고 해도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기침이나 객담, 객혈, 숨참, 흉통 같은 증상은 다른 폐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폐암만의 특이한 증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폐암은 흔히 말하는 말기(4기)가 되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폐암이 상당히 진행돼 기도나 혈관을 침범하면 피를 토하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는 있다. 또한 기도가 막히면 폐 안쪽의 분비물이 배출되지 않고 공기가 들어가지 못해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엔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 70%는 흡연 관련

폐암의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환경적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이다. 담배에는 50가지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전체 폐암의 약 70% 정도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직접 흡연 외에 간접흡연과 라돈, 석면이나 비소, 니켈 등 직업적인 발암 물질 노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 미세먼지 등도 폐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환경적 요인은 체내에서 유전자 변이를 조장하는 데 이런 유전자 변이를 수리하지 못하는 체질의 경우 폐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도 폐암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약 2~3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암세포의 모양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며,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발생이 늘고 있는 선암은 비흡연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폐암 치료법은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가 있다. 병기와 전신 상태, 나이,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로 암을 절제해 내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폐암 초기로 진단돼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3기 이상의 폐암으로 판단될 경우 수술 전후 혹은 수술 없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가슴의 25~30cm를 절개해 수술하는 기존 개흉 수술법과는 달리 3~4cm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가슴 안으로 넣어 폐를 절제하는 ‘흉강경’ 폐암 수술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절개 범위가 매우 작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감염,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또한 암이 있는 폐의 일부분만 잘라내는 ‘폐엽 이하 절제술’도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폐는 오른쪽에 세 개, 왼쪽에 두 개의 엽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폐암의 표준 수술 방법은 폐암이 발생한 폐엽을 잘라내는 폐엽 절제술이다. 그러나 폐암이 초기에 발견될 경우, 엽 전체를 들어내지 않고 엽 중에서도 일부만 잘라내는 ‘폐엽 이하 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폐엽 이하 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폐 절제를 최소화해 환자의 폐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폐암수술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처럼 조기 진단율이 증가하고 수술 기술도 발전하면서 폐암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약 15년 간 61%에서 72%로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기 환자의 수술 생존율은 약 95%에 이른다.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 수술 비율도 최근에는 전체 폐암 수술 4건 중 1건 이상이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형렬 교수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형렬 교수

 

환기안되는 주방에서 요리하면 폐암 위험 1.5~5.8배 

폐암의 원인 중 약 70%가 흡연과 관련돼 있는 만큼 금연이 폐암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흔히 20년 정도 금연해야 폐암 유병률이 정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상당히 긴 기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금연을 빨리 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도는 더욱 떨어진다. 또한 간접흡연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금연을 당장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대한폐암학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 요리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암이 발생할 확률이 1.5배 높았고, 거의 환기가 되지 않는 곳인 경우 무려 5.8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도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밀폐된 곳에서 요리를 하더라도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 54세~74세,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고,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 비흡연자라 하더라도 3-5년마다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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