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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내는 모자이크, 내 딸은 왜 공개하나" 최순실의 토로

중앙일보 2020.01.22 17:17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64‧개명 후 최서원)씨가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검찰 수사 과정과 자신을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최씨는 “2016년 독일서 들어와 검찰이 보호해주지 않아 신발 한쪽이 벗겨진 채 숨넘어가는 위기감을 겪었다”며 “덴마크에 있던 딸은 들어올 때 수갑을 채웠고 자식도 마구잡이로 찍어서 노출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 정부의 수혜자가 된 그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다”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조국 가족은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조 전 장관 일가를 거론했다. 최씨는 “우리 가족은 수사 진행 중 학벌을 중졸로 만들고 실력으로 딴 금메달도 뺏었다. 그런데 왜 조국 아들·딸들에게는 아무것도 안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국 아내 정경심 교수는 모자이크하면서 우리 딸은 20살에 얼굴을 공개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최씨는 자신을 수사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얼마나 부패했으면 칼을 들이댔겠느냐”며 “언젠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 마음의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애국자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저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을 존경하며 신념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손자에게 사랑 주고 어린 딸을 치유해줄 수 있는 시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인도 “무죄 추정의 원칙,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기본원칙을 따른다면 뇌물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비선실세 프레임과 뇌물죄는 박근혜 정부를 붕괴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규정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비선실세 의혹이 제기됐다”며 “최씨는 군중 선동에 휘말려 비선실세로 불리고 국정을 농단한 수준의 괴물이 되어 어처구니없는 2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 시대가 헌정사 최초의 압도적 다수로 선택한 여성 대통령에 대해 너무나 잔인한 일들을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주시기 바란다”며 “촛불 혁명이라는 포퓰리즘에 휘둘려 군중 영합적 판단을 한 것은 아닌지 살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 후 급진파들은 혁명이라는 미명 아래 잔혹한 행위를 마다치 않다가 스스로 단두대에 희생됐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2심과 마찬가지로 최씨에게 징역 25년형과 벌금 300억원, 추징금 70억50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특검과 검찰은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해 사익을 추구하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초래했다”며 “국정농단 주요 책임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간 극심한 분열과 반목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며 “최씨는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허위진술로 일관하고 있고, 최종 진술서를 보더라도 대통령과 공모해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하는 등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금 등으로 298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앞서 2심은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삼성그룹에 대한 영재센터 지원 요구 등은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가영·이수정 기자 lee.gayoung1@joon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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