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학교재단 고위인사 사칭 메신저 피싱에 수천만원 피해 본 교수

중앙일보 2020.01.22 11:33
프로필 사진도 지구본 모양으로 돼 있을 때는 특히 메신저피싱을 의심하고 주의해야 한다. [카카오톡 캡처]

프로필 사진도 지구본 모양으로 돼 있을 때는 특히 메신저피싱을 의심하고 주의해야 한다. [카카오톡 캡처]

 
충청권에 있는 한 대학교수가 학교 재단 이사장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을 당해 수천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접근해 "급하다"며 송금 유도
경찰, 해외접속·친구등록 추가 메시지 주의 당부

 
22일 Y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교수 A씨는 최근 이 대학 이사장인 B씨 카카오톡 계정으로 “급히 돈이 필요하니 송금을 부탁한다”는 메시지와 입금 계좌를 받았다. 송금을 부탁한 계좌는 중국은행 계좌였다. 평소 B씨와 친분이 있었던 A씨는 당시 중국 계좌가 없어서 지인 3명을 통해 지정 계좌에 수천만원을 나눠서 송금했다.
 
A씨는 얼마 뒤 이사장 B씨를 만난 자리에서 메신저 피싱 피해 사실을 알았다. A씨가 “부탁하신 일은 잘 처리했다”며 송금 사실을 알렸으나, B씨는 “나는 그런 연락을 한 사실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신저 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항간에는 피해자가 수십명이고, 피해액이 수억 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학 측은 “피해 사실을 확인한 결과 A교수 외에는 피해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피해자와 이사장 B씨의 연락처가 유출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SNS를 통한 국제금융사기가 2017년에 비해 두배 가까인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중앙포토]

국정원은 지난해 SNS를 통한 국제금융사기가 2017년에 비해 두배 가까인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중앙포토]

 
최근 A씨처럼 사이버 금융 범죄에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개월 간 메신저 피싱을 한 금융범죄 사범 682명을 검거했다. 
 
지난 11일 강원 춘천에서는 60대 여성이 딸로부터 “500만원이 필요하니 이체해 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돈을 송금해 피해를 봤다. 한 50대 여성은 대학생 아들이 “10만 원권 상품권 50장이 필요하니 구매해 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바로 상품권을 매입하는 피해를 봤다.
 
메신저 피싱의 대표적 수법은 인터넷 주소록이나 휴대폰을 해킹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지인을 가장해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카카오톡 임의 계정을 생성하고 해킹한 주소록의 얼굴 사진을 도용해 마치 지인인 것처럼 행세해 피해자를 속인다. 통상 해외에서 접속하거나 계정을 바꿔가며 경찰 추적을 피한다.
 
대체로 아들이나 딸인 것처럼 가장해 “휴대폰 액정이 깨져서 PC를 이용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친구 전세 대출금이 부족해 급하게 보태줘야 한다”, “급하게 돈을 송금해야 할 곳이 있다”는 등의 메시지로 피해자를 유인한다.
 
경찰은 메신저 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송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의심하고 직접 전화를 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신자 프로필에 해외 등록자를 뜻하는 지구본 모양의 `글로브 시그널’이 표시돼 있거나, 친구등록이 돼 있음에도 ‘등록되지 않은 친구’로 송금을 요구할 경우 메신저 피싱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