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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공항 투표결과 불복하는 군위군 …탈락 지역 유치 신청

중앙일보 2020.01.22 10:53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 본 투표가 끝난 22일 오전 김영만 군위 군수(가운데)와 도의원과 군의원들이 삼국유사문화회관 사무실에서 유치신청서에 사인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군수는 "투표 결과에 따라 우보지역을 최종 유치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뉴스1]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 본 투표가 끝난 22일 오전 김영만 군위 군수(가운데)와 도의원과 군의원들이 삼국유사문화회관 사무실에서 유치신청서에 사인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군수는 "투표 결과에 따라 우보지역을 최종 유치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뉴스1]

경북 군위군이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주민투표에서 탈락한 지역에 대한 유치 신청서를 국방부에 제출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 주민 7만614명이 참여한 주민투표에 군위군이 사실상 불복 입장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김영만 군위군수, 주민투표 직후 우보면 유치 신청
주민투표서는 의성 비안·군위 소보 지역 최다 득표
군위 “주민 뜻에 따른 것”…의성 “합의된 사항인데”
향후 지역 간 갈등 불가피…의성 대응책 마련 고심

군위군에 따르면 김영만 군위군수는 주민투표(21일)에 따른 개표가 완료된 직후인 22일 오전 2시쯤 국방부에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이하 우보)에 대한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구 군 공항 이전 유치신청’이라는 제목의 전자문서를 국방부 이전사업과장에게 보내면서다. 공항은 의성군과 함께가 아니라 군위군에 단독으로 있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주민투표에서 새 이전지로 선정됐던 곳은 공동 후보지인 경북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이하 비안·소보). 군위군 우보면은 의성군 비안면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지역이다. 의성 비안이 89.525점(투표율 점수 44.345점+찬성률 점수 45.180점)을 얻은 데 비해 우보는 78.44점(40.305점+38.135점)에 그쳤다. 소보는 53.20점(40.305점+12.895점)이었다.
 
앞서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후보지 2곳에 대한 주민투표 찬성률(50%)과 투표율(50%)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곳을 선정하기로 했었다. 군위군이 대구시·경북도·의성군 등 지자체와 함께 맺은 합의를 깨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가 실시된 21일 오후 김영만 군위가 삼국유사문화회관에서 공항 유치 투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가 실시된 21일 오후 김영만 군위가 삼국유사문화회관에서 공항 유치 투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영만 군위군수는 22일 0시 30분쯤 성명을 통해 단독 후보지인 우보를 국방부에 유치 신청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 성명서는 개표가 한창 이뤄지고 있던 21일 오후 10시쯤부터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퍼졌다가 2시간여 뒤 공식 배포됐다. 주민투표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 김 군수가 사실상 불복 결심을 내린 셈이다.
 
김 군수는 성명을 통해 “어떠한 외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특별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군민과 함께 대구공항 통합이전의 길을 걸어가겠다.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우리나라 군수가 군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군민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도 없으며,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며 “대구공항 이전지로 군위군 우보면 일대만 유치 신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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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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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군의회도 김 군수의 뜻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군위군의회는 “어느 자치단체장도 주민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선거로 위임받은 권한은 투표로 나타난 주민의 뜻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지만 유치 신청한 것을 환영하며 지지한다”고 했다.
 
군위군이 단독 후보지인 우보에 신공항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비안·소보는 유치 신청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의 근거가 되는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8조 3항 ‘유치를 신청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전부지를 선정한다’는 규정이 있어서다. 군위군이 소보면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하지 않으면 비안·소보가 이전 부지 심의 대상 자체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같은 법 제8조 2항엔 ‘지자체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한다’는 조항이 있어 주민투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군민들이 우보를 많이 뽑았다면 우보로 국방부에 신공항 유치 신청을 하고, 소보를 많이 뽑았다면 소보로 유치 신청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에 따라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주장이다.
김주수 의성군수(오른쪽 두 번째)가 22일 새벽 신공항 의성군유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구통합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 결과 의성군 공동후보지(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가 찬성률 90.36%(3만8534표)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한뒤 주민과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뉴스1]

김주수 의성군수(오른쪽 두 번째)가 22일 새벽 신공항 의성군유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구통합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 결과 의성군 공동후보지(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가 찬성률 90.36%(3만8534표)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한뒤 주민과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뉴스1]

 
김주수 의성군수는 군위군의 이런 입장에 “노 코멘트”라면서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군수는 21일 군위군에서 우보면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할 것이란 내용의 성명서가 나돈 직후 “기본적으로 합의가 된 상황인데 그런 말씀은 아니지 않나 생각하고 군위군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2일 오후 4시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대구통합신공항 관련 합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취소하고 입장문만 배포하기로 했다.
 
의성군은 앞으로의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지자체에 주민투표 결과 통보 공문을 보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단독 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한 군위군은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소송 등 향후 대책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의성·군위=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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