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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만명 유치에 효자노릇 톡톡…울릉 일주도로 달려보니

중앙일보 2020.01.22 00:06 종합 16면 지면보기
경북 울릉군 관음도에서 본 울릉 일주도로. 지난해 3월 총연장 44.5㎞ 도로가 완성됐다. 김정석 기자

경북 울릉군 관음도에서 본 울릉 일주도로. 지난해 3월 총연장 44.5㎞ 도로가 완성됐다. 김정석 기자

울릉도와 제주도는 모두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제주 한라산과 360여 곳의 오름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지만, 울릉 성인봉과 송곳산·노인봉은 깎아지는 듯한 산세가 험해서다.
 

지난해 3월 착공 55년 만에 개통
섬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걸려
관광객 전년도보다 9% 늘어나
해중전망대·관음도 등 명소 가득

제주도엔 국제공항이 있다. 반면 울릉도는 배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섬을 찾는 관광객 수도 천지 차다. 낮은 접근성 탓도 있지만, 면적 72.91㎢의 작은 섬을 한 번에 도는 일주도로가 없어 불편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울릉 일주도로가 착공 55년 만에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확 늘었다. 21일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해 38만6501명이 울릉도를 찾았다. 이는 전년 35만3617명보다 3만2884명(9%) 늘어난 숫자다. 관광객을 38만 명 선까지 끌어올린 ‘효자’ 일주도로를 차를 타고 달려봤다. 드라이브엔 김명호 울릉군 공보팀장이 함께했다. 일주도로 한 바퀴엔 어디서도 보기 힘든 비경과 울릉 특유의 지질유산들이 즐비했다.
 
일주도로의 시작은 도동마을이었다. 김 팀장은 “일주도로가 뚫리기 전엔 곳곳에 길이 끊겨 있어 불편했는데 이것이 연결되면서 섬을 시계방향이나 반대방향으로 자유자재로 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도동마을에서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니 저동마을이 나타났다. 울릉의 대표 어항인 저동항이 있는 마을이다. 다시 북쪽으로 10여분 더 달리니 새로 개통한 내수전터널과 와달리터널이 나타났다. 터널이 개통하면서 총연장 44.5㎞ 도로가 완성됐다.
 
터널을 벗어나면 관광명소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만나는 관음도는 독도와 죽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울릉도 부속 섬이다. 다시 서쪽 길을 따라 달리다 일주도로를 벗어나 샛길로 들어섰다. 언덕길 끝에서 마주한 건 석포 일출일몰 전망대. 전망대 곁엔 안용복기념관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도 있었다.
 
천부항이 있는 북면에 다다르면 나리분지로 갈 수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로 불리는 나리분지는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 먹고 연명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었다. 알봉·용출소·성인봉 원시림 등 지질명소가 많다. 나리분지를 내려와 다시 일주도로로 복귀했다. 일주도로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는 해중전망대다. 수면 아래로 내려가 바닷속 풍경을 보는 국내 유일의 전망대다.
 
섬의 북서쪽 끝엔 태하 해안산책로가 있다. 특이하게 침식된 지형이 발달해 수려한 해안절경을 자랑한다. 섬 서쪽을 돌아 남쪽으로 내려오는 내내 해안 절벽을 뚫어낸 도로가 울릉도만의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일주도로를 달리다 섬 남쪽에 위치한 사동항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울릉공항이 지어질 예정이다. 울릉군은 사업비 6633억원을 들여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2025년부터 서울과 울릉을 오갈 전망이다.
 
일주도로를 한 바퀴 다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 관광명소에서 충분히 시간을 누려도 한나절이면 넉넉하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일주도로로 관광객들이 최소 반나절의 여유를 얻게 된 셈이다. 앞으로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제주도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섬 관광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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