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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분기 연속 적자 현대상선 "올해 3분기엔 영업흑자 낼 것"

중앙일보 2020.01.21 18:01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21일 서울 원남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상선]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21일 서울 원남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상선]

18분기 연속 적자인 현대상선이 "올해 3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21일 서울 원남동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이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로 조심스럽게 영업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해운 동맹체) 합류와 초대형선 투입으로 매출이 25%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이날 기자간담회 주제를 "전속력 항진(Full Ahead)"으로 잡았다. 오는 4월 디 얼라이언스 가입과 동시에 2만40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4년 연속 적자를 반전시킬 호기라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금융감독원 전사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부채(지난해 3분기 기준)는 6조1299억원, 자본은 714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858%에 이른다. 무엇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건조한 초대형선 12척을 올해 투입하는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오는 4월부터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한다. 
 
오는 4월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하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연합뉴스]

오는 4월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하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연합뉴스]

영업 환경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먼저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글로벌 해운 비즈니스에서 필수 요소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선복량은 39만 TEU(1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투입하면 28만8000 TEU가 추가된다. 기존 협력관계인 2M에 빌려준 선박을 되돌려 받게 되면 총 80만 TEU급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바탕으로 현대상선은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기존 '2M(머스크·MSC)'과 맺은 전략적 협력관계와 달리 디 얼라이언스는 의사 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다. 또 동맹을 통한 긴급구조펀드를 통해 리스크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윤희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본부장은 "기존 현대상선의 약점인 규모의 경제와 느슨한 동맹 문제가 동시에 해결됐다"며 "선대가 커짐으로써 수송 단가 인하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새로 투입하는 초대형선은 모두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를 달았다. 이달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인 'IMO 2020'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스크러버 외에 저유황유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윤 본부장은 "다른 대형 선사는 IMO 2020에 늦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 스크러버 장착으로 상대적으로 수송 단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매출 25% 증가"를 목표로 내걸었다. 2018년 현대상선의 매출은 5조2221억원이며, 지난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를 6억5000억원 수준으로 잡은 셈이다.
 
배 사장은 "흑자 전환을 못 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현대상선은 그간 외과수술을 했고 앞으로도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약 200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 "흑자 달성이 반짝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되고,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며 "양적인 측면과 아울러 질적인 측면,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7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하반기까지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현대상선이 이날 밝힌 목표에 대해 "(3분기 흑자 전환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며 "외부적 큰 충격이 없다면 원가는 30%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글로벌 선복량 증가로 운임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형 선박 건조로 인한 금융비용 등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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