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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마크롱 휴전 선언…디지털세 연말까지 유예

중앙일보 2020.01.21 16:22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프랑스가 연말까지 디지털세와 그로 인한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디지털세를 둘러싼 대서양 무역분쟁 우려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트럼프·마크롱, 전화로 협력 약속
2주간 집중 논의 끝에 '휴전' 선언
미국 vs EU 무역분쟁 완화 첫 걸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디지털세에 관해 훌륭한 논의를 했다”면서 “관세 갈등을 피하기 위한 합의에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디지털세 관련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디지털세에 대한 성공적인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 7월 전 세계 연 매출액이 최소 7억5000만 유로(9706억원)이면서 프랑스 내 매출이 2500만 유로 이상인 IT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프랑스 연 매출액의 3%를 세금으로 내야 하며 작년 1월부터 소급 적용됐다.
 
이에 미국은 프랑스 디지털세에 대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벌인 조사가 일단락됐다면서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일반적인 조세 원칙에 맞지 않는”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4억 달러(2조8008억원) 상당의 프랑스산 제품 63종에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디지털세와 이에 따른 보복 관세 갈등이 점차 고조되면서 양국은 지난 7일 2주 동안 집중 논의를 거쳐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고,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연말까지 ‘휴전’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세의 과세 대상이 되는 대표 기업이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니셜을 따 일명 'GAFA세' 라고 부른다. [중앙포토]

디지털세의 과세 대상이 되는 대표 기업이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니셜을 따 일명 'GAFA세' 라고 부른다. [중앙포토]

이번 휴전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전쟁을 벌일 여유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대규모 보복관세가 부담스러운 프랑스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분쟁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이미 지난해부터 프랑스에 대한 와인세 경고 이후 미국 내에서 와인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는 등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데다가, 본인도 유럽이 중국보다 더 까다로운 협상 상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전미농민연합 총회에서 “유럽은 많은 면에서 중국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대”라고 말하며 지난 2년간 끌어온 미·중 무역협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미국의 보복 압박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자칫하면 프랑스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전면전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다. EU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새 무역협상을 홀로 남겨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마쳤고, 이튿날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안의 상원 비준도 받았다.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동맹국과도 새로운 무역협상을 모두 마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 간 갈등이 일단 봉합됐지만, 브루노 르 마리 프랑스 재무장관은 프랑스를 비롯한 EU 회원국들이 디지털 서비스 소비국의 과세권을 강화하는 ‘필러 1(pillar 1)’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완전한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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