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주일 남은 FA 시장...베테랑들의 운명은?

중앙일보 2020.01.21 14:51
2020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계약 후반전도 끝나가고 있다.
 
18년 만에 FA 자격을 처음 얻은 고효준. [뉴스1]

18년 만에 FA 자격을 처음 얻은 고효준. [뉴스1]

안치홍(30)·전준우(34·이상 롯데), 오지환(30·LG), 김선빈(31·KIA) 등 A급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들도 협상 개시 2개월 여 만에 계약을 마무리했다.올 겨울 FA 빅4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후반전 일정도 지체되고 있다. 2020년 FA 신청자 19명 가운데 21일 기준으로 미계약자는 김태균(38), 손승락(38), 고효준(37), 오재원(35), 오주원(35) 등 5명이다.
 
그나마 최근 일주일 사이 이성열(36·한화)과 김태군(31·NC)이 원소속팀과 계약해서 미계약자가 줄었다. 남은 5명 가운데 오재원은 두산과 사실상 계약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년 주장을 맡는 것으로 발표됐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불펜투수 손승락. [뉴스1]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불펜투수 손승락. [뉴스1]

남은 4명의 계약 진행은 순조로워 보이지 않는다. 불과 1~2년 전까지 베테랑 선수들의 마지막 FA 계약은 누적 공헌도를 구단이 보상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구단들은 선수들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만 측량해 협상한다. 때문에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탓에 FA 계약이 일정이 전체적으로 늦어졌다. 스프링캠프 출발(1월 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설 연휴도 끼어있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구단과 선수 모두가 납득할 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지난해 노경은(1년 공백 후 롯데와 2년 계약) 같은 미계약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균을 제외하면 FA 미계약자들은 모두 불펜투수들이다. 한때 시장가치가 치솟았던 구원 투수들이 시장에서 재평가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효준과 롯데의 협상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지난주 협상 결렬을 알리며 "고효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금액 차이가 있으나 고효준이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롯데와 고효준이 계약한 뒤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해 보상 부담을 줄이는 전략) 가능성도 열어줬다.
 
롯데는 손승락에게도 최종 제시안을 전달한 상태다. 롯데와 손승락이 생각하는 계약기간과 총액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3년간 FA 계약에 500억 원을 썼던 롯데는 "이번엔 오버페이(과지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면서 마운드 보강을 위해 노경은을 1년 만에 다시 데려오는 등 복잡한 셈법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는 오주원.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는 오주원. [연합뉴스]

키움과 오주원도 꽤 오랫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키움은 지난해 11월 첫 협상에서 오주원 측에 3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오주원이 수용하지 않자 공백이 길어졌다. 키움은 2차 제시안을 오주원에게 전달한 뒤 캠프 출반 전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키움의 협상 스타일로 볼 때 오주원의 승산이 높지 않다.
 
김태균과 한화의 협상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지난해 11월 정민철 한화 단장과 김태균이 만나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계약은 2개월째 멈춰 있다. 초반 협상 때 한화는 롯데·키움처럼 명확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캠프 출반 전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쉽게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진 한화와 김태균의 계약도 막판까지 미뤄졌다. [연합뉴스]

쉽게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진 한화와 김태균의 계약도 막판까지 미뤄졌다. [연합뉴스]

이미 계약을 마친 FA 14명의 계약 총액은 317억원(롯데와 안치홍의 2+2년 56억원 계약을 2년만 인정할 경우)이다. 2014년 계약 총액 500억 원을  돌파했던 FA 시장은 5년 만인 지난해 490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더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지만, 갑작스러운 시장 변화 때문에 적잖은 진통이 따르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