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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조에 백기투항..."운행시간 12분 연장 잠정 중단"

중앙일보 2020.01.21 00:27
20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긴급브리핑에서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긴급브리핑에서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 승무원 운행시간 연장을 둘러싼 서울 지하철 노사 갈등이 노조 측 승리로 일단락됐다. 승무원 운행시간을 12분 늘린 서울교통공사가 “승무원 운전 시간 변경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지난 2018년 노조 반발로 전동차 ‘전자동운전(DTOㆍDriverless Train Operation)’ 도입을 철회한 데 이어 또다시 노조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안전본부장)은 20일 오후 3시 30분 서울시청 2층 브리핑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4시간 42분으로 12분 조정하였던 운전 시간 변경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이후 노동조합과의 지속적 대화를 이어나가며, 불합리한 승무 제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통공사는 며칠 내로 기관사들의 운행 시간을 평균 4시간 30분대로 변경할 계획이다.

 
사측이 한걸음 물러났지만, 노조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교통공사 브리핑 후 노조 측은 “공사가 기습적ㆍ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해 아쉽다”면서 “공사 측과 직접 만나 사실관계와 내용을 정확히 확인한 후 업무거부 지침에 대한 최종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시작한 노사 양측 대화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노조는 대화 마무리 전까지 업무 거부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8시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홀에서 예정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총회도 예정대로 열렸다.

 


노조 강한 반발…교통공사 측 “명절 앞두고 파업 감수는 무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윤상언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윤상언 기자

앞서 교통공사는 지난해 11월 지하철 승무원의 평균 운행시간을 기존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이 되도록 근무표를 조정했다. 그간 관행이었던 적은 근무시간을 늘려 약 50~80억원의 초과 근무수당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조는 “노사합의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내용을 위반한 일방적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기관사가 운행 도중 내릴 수 없어 경우에 따라 최대 2시간까지 더 운행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들었다. 그러면서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20일까지 운행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21일 열차 운전 업무를 거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교통공사 측은 설 연휴 이용객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 등을 염두 해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예상한 업무 거부 동참 승무원이 총 3250명 중 2830명(87%)에 달했던 탓이다. 최정균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절을 앞두고 노조 파업을 감수하기엔 무리수라고 판단했다"면서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730만명의 시민이 일터로 나가는 것을 막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년 5월까지 대화 계속”…. 두번째 노조 백기 투항 '불명예'

무인 운행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의 모습. [연합뉴스]

무인 운행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의 모습. [연합뉴스]

교통공사는 내년 5월까지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2017년 서울 지하철 통합 당시 서로 달리 운영되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두 노조와 함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한 시점이다. 이에 맞춰 승무원 근무시간 일원화 등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교통공사는 지난 2018년 전동차 DTO 도입에 이어 또다시 노조 반발에 정책을 선회하게 됐다. DTO는 전동차의 출발, 정치, 출입문 개폐 등을 전자동으로 탈바꿈한 무인화 체계다. 당시 교통공사는 신기술 개발 차원에서 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가 직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반발하면서 취소됐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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