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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선언과 가짜 폭로…혼돈의 메이저리그

중앙일보 2020.01.21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MLB 휴스턴의 호세 알투베(오른쪽)가 19일 팬 페스트 참석 어린이 팬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그는 ’몸에 전자기기를 부착해 사인을 훔쳤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MLB 휴스턴의 호세 알투베(오른쪽)가 19일 팬 페스트 참석 어린이 팬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그는 ’몸에 전자기기를 부착해 사인을 훔쳤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팬 페스트를 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과 팬들이 만나는 행사장이 청문회장 같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휴스턴 선수들이 전자기기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고 전했다.  
 

알투베, 몸에 전자기기 부착 의혹
트라우트 도핑 ‘가짜뉴스’도 퍼져

17일 미국 뉴욕 지역 매체 NJ.com은 ‘휴스턴의 알렉스 브레그먼(36)과 호세 알투베(30)가 전자기기(버저)를 몸에 부착해 상대 팀 사인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오프시즌을 뒤흔드는 ‘사인 훔치기’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지난해 11월 마이크 파이어스 등 전 휴스턴 선수들은 “휴스턴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2017년 외야 펜스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사인을 간파했다. 여기서 수집한 정보를 더그아웃으로 보냈고, 쓰레기통을 두들기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상대 투수 구종을 알려줬다”고 폭로했다. 이는 2개월에 걸친 MLB 사무국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휴스턴 선수들이 버저를 몸에 부착해서 사인을 전달받았다면 파문은 더 커지게 된다. 타자들이 훨씬 더 자주,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지난해 10월 20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알투베가 뉴욕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때린 장면을 문제 삼았다. 동료들이 달려와 유니폼을 잡아끌려고 하자 알투베는 “옷을 찢지 말라”며 상체를 웅크렸다. 유니폼 안의 버저가 발각될까 봐 그랬다는 것이다.
 
알투베는 “MLB 사무국이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버저 착용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된 것이 정당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MVP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우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올해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그먼은 “(버저 부착 의혹은) 멍청한 일이다. 휴스턴 구단은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 해고) 결정을 내렸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버저를 활용한 사인 훔치기 증거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명할 틈도 없이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도 리플레이 룸에서 사인을 훔쳤다’고 익명의 제보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밀워키 로건 모리슨은 “양키스와 LA 다저스도 비디오 화면으로 사인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MLB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29·LA 에인절스)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스콧 브로셔스 전 양키스 감독의 아들 데이비드는 17일 소셜미디어(SNS)에 “트라우트가 성장호르몬을 복용하는 걸 (사무국이) 허가했다”고 적었다. MLB 사무국은 다음날 “어떤 선수도 성장호르몬 복용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가 “아버지에게 들은 말은 아니다. 글을 쓸 때 판단력이 흐려졌다”며 사과해 일단락됐다. 하지만 일부 팬은 트라우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MLB가 사상 최악의 혼란에 빠진 가운데, SNS 글 하나로 최고 스타를 의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김식 기자 seek@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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