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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사모펀드 출자 전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 문자

중앙일보 2020.01.20 17:49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9월 9일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조 전 장관. 우상조 기자,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9월 9일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조 전 장관. 우상조 기자, [연합뉴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전에 조 전 장관과 의논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법정에서 제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 심리로 20일 진행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씨의 공판에서 정 교수와 자산관리인인 김경록(38)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용 등이 공개됐다.
 

정경심 “남편에게 물어볼게”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하자 김씨에게 “남편 때문에 (주식) 백지신탁하거나 다 팔아야 한대. 어쩌지. 고민좀 대신 해줘봐”란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가 백지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보라고 제안하자 정 교수는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주식 처분 과정에서 조 전 장관과 긴밀한 협의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정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산을 재투자 하기 위한 투자처 물색에 대해 조 전 장관과 논의한 내용이 문자 메시지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 본인 및 배우자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7월 피고인 조씨와 만나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주도적으로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또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 역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접견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접견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세금 2000만원 폭망이야 ㅠㅠ”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의 세금 포탈을 도왔다는 증거로 조 전 장관과 정씨 사이에서 오간 문자메시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문자메시지들에 따르면 정 교수는 조씨와 가짜 컨설팅 계약을 맺은 대가로 5000여만원 상당을 벌면서 종합소득세도 2200만 원을 내게 됐다. 이에 조 전 장관에게 세무사와 거액의 세금을 납부할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에게 종합소득세 소식을 전하면서 “폭망이야ㅠㅠ”라고 하자 조 전 장관은 “엄청 거액이네!”라고 했다. 이후 정 교수가 "융자받아야 할 정도ㅠㅠ"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ㅠㅠ”라고 답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檢 “조범동‧정경심 이해관계 일치”

이에 대해 검찰은 조씨와 정 교수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검찰은 “피고인(조씨)은 코링크PE 및 펀드 운용을 하는 데 자금이 필요했고, 그런 중에 민정수석 등 권력자의 자금이 투자되는 것을 큰 기회라고 봤다”고 했다. 또 “정 교수 역시 남편의 민정수석 취임에 따른 주식 처분 및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 입장에서도 5촌 조카인 피고인 조씨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할 시 외부에 노출될 우려가 적고, 자녀 상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출자 약정액을 가장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일치해 공모 관계가 형성된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배경 설명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아직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 교수 등이 조씨의 공범임에도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 부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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