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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영복 사진 올리고 "A급"…톡방 유출 주진모, 처벌되나

중앙일보 2020.01.19 07:00
배우 주진모. [사진 일간스포츠]

배우 주진모. [사진 일간스포츠]

 
“제 문자메시지에 언급됐던 여성분들께도 어찌 사죄를 드려야 할지, 사죄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정도가 됐습니다. (중략) 그러나 저는 결단코 이성의 신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유포하는 부도덕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클라우드 계정이 해킹되면서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을 빚은 배우 주진모의 해명이다. 주씨가 동료 배우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에는 여성들의 사진과 그 여성들을 성적으로 희롱하는 뉘앙스의 대화들이 등장한다. 주씨가 그의 동료 배우와 나눈 대화에는 여성의 수영복 사진을 올리며 “상태 특A급” 등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표현들이 나온다.
 
주씨는 그 여성들에게 사과하면서도 문자메시지를 불법으로 해킹한 사람과 유포한 사람들에게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성단체에서는 "주진모 역시 가해자"라며 문자메시지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대리해 주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진모, 성범죄 처벌 가능할까

당장 주씨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범죄로는 성폭력특례법에 나온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다. 주씨는 불법 촬영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주씨에게 해당 조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진이라면,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찍은 사진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배포한 것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재일(법률사무소 다정) 변호사도 “찍힌 사람이 촬영에 동의했어도 유포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사진 유출이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 대문 사진. [사진 홈페이지 캡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 대문 사진. [사진 홈페이지 캡쳐]

 
반면 김상균 변호사는 “동의 없이 찍은 사진으로 보기 어렵고 은밀한 신체 부위를 확대하는 것과 같이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사진인지 불확실하기에 유포 여부만 가지고 처벌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의 변호사도 “이미 보도된 사진들만 놓고 보면 피해자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이미 공개돼 있는 것들로 보인다”며 처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처벌이 어렵다고 본 전문가들은 "통신매체를 통한 음란죄도 있지만, 이 역시 성적 수치심을 대화 당사자가 직접 받아야 성립되는 범죄라 메시지 유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전파가능성' 낮은 1대 1 대화, 명예훼손 처벌될까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전파가능성’이 범죄 성립 판단에 반영된다. 주씨는 1대1 대화를 통한 사적 대화을 했던 만큼 외부로 퍼질 가능성이 낮아 처벌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2018년 대법원은 상사를 비방하는 글을 자신을 포함해 4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린 사람에 대해서 "전파 가능성이 낮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작은 상황에서 ‘전파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연성(公演性)을 인정하게 되면 상대방의 의사에 따라 범죄 성립 여부가 결정되고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연성은 '많은 사람 앞에서 보일 수 있는 성질'을 뜻한다. 이은의 변호사는 “주진모는 친한 동료와 사적으로 나눈 대화를 했고, 해킹을 당하지 않았으면 외부로 공개될 가능성이 없었다”며 “이 경우는 공연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2015년 검찰은 "두 사람의 대화라 해도 그 내용이 전파성이 높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야구선수 장모씨와 그의 전 여자친구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장씨는 여자친구에게 "치어리더 A씨의 사생활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박씨는 이를 캡쳐해 SNS에 게재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장씨에게 벌금 700만원, 박씨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해킹된 문자메시지, 법원에서 증거 능력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만약 주진모가 고소·고발된다면 해킹된 문자메시지는 증거능력이 있을까. '어떤 자료에 증거능력이 있다'는 건 법률적 판단을 위한 공식 자료로 활용돼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상균(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는 “버닝썬 사건에서 정준영씨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된 것과 비교했을 때 공익제보에 비해서는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이미 많이 퍼지고 공인인 만큼 재판에 회부되면 증거로 사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숙(법무법인 나우리) 변호사 역시 “밝혀지는 과정이 해킹이라도 주진모 본인이 그 대화 내용을 인정한다면 법적 효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장윤미 변호사는 “주씨도 해킹의 피해자로서 자신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불법 유출된 것인 만큼 증거 능력이 있는지 면밀히 다퉈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진모 문자' 유포·돌려보기…징역 최대 3년 

주씨의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리지만, 해당 문자메시지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씨의 카톡을 돌려보는 행위는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며, 최초 유포자뿐만 아니라 중간 유포자도 처벌된다.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따르면 사실인 내용을 퍼트린다고 해도 최장 3년의 징역이나 최대 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연·석경민·박건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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