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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뻥,복숭아빵, 쌀요구르트…쌀 소비 늘려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2020.01.18 15:00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62)

2020년은 경자년은 쥐의 해이다. 새해 들어 며칠간 TV나 라디오를 들어 보니 올해는 상징 동물이 쥐라서 그런지 쥐처럼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멘트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냥 잘 지내자는 수준으로 들렸다. ‘쥐’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왜 쥐는 12간지에 들었음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 아마도 쥐는 곳간의 쌀을 몰래 갉아먹고 훔쳐 먹는 존재라고 인식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쥐는 우리의 주식인 쌀을 훔쳐 먹는 존재라는 공식이 우리의 뇌리에 꽉 박혀 있지만 지금은 모습이 다르다. 그 많던 쥐는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쌀은 풍족해졌다. 대신 다른 고민이 생겼다.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 1970년의 136.4㎏과 비교하면 무려 75.4㎏이 감소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쌀 소비의 대안으로 쌀과자, 쌀국수, 쌀쿠키 등 가공식품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pixabay]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 1970년의 136.4㎏과 비교하면 무려 75.4㎏이 감소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쌀 소비의 대안으로 쌀과자, 쌀국수, 쌀쿠키 등 가공식품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pixabay]

 
요즈음 쌀 소비량이 줄어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사람들이 쌀을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쌀 소비량을 늘리려는 대안으로 쌀 가공식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쌀 소비량이 얼마나 줄어들었냐면 2019년 가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이란다. 정점을 찍었던 1970년의 136.4㎏과 비교하면 무려 75.4㎏이 감소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쌀 소비의 대안으로 가공식품이 만들어졌다. 즉석밥에 쌀과자, 쌀국수, 쌀라면, 쌀쿠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공식품이 그런대로 쌀 소비량을 받쳐 주고 있다.
 
쌀 가공식품 하면 주로 떡이 생각나는데, 이 떡도 크게 소비가 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즈음 아기는 쌀떡을 많이 먹는단다. 떡뻥이라는 쌀과자가 엄청난 인기가 있단다. 떡뻥은 요즈음 6~7개월 지난 아이한테 먹이는 간식이다. 유기농 쌀로 만든 뻥튀기 같은 것인데 아기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입소문이 났다.
 
최근 쌀 소비량을 늘려준 신상품이 하나 더 있다. 편의점 음식 주제의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마장면’이다. 우리 쌀로 만든 대만식 비빔면인데, 편의점을 통해 출시되면서 쌀 소비량이 상당히 늘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쌀로 만든 식품이 많다. 쌀 떡볶이, 쌀 피자, 쌀빵, 쌀쿠키, 쌀음료, 쌀막걸리, 쌀 맥주 같은 것을 마트나 로컬 푸드 판매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쌀 식품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6차산업 인증과 관련하여 지역에 가면 많은 농가와 농업회사들이 쌀 음식을 만들고 있음을 발견한다.
 
지역에 가면 많은 농가와 농업회사들이 여러 쌀 음식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농업계는 쌀 소비가 준 이유를 밀 소비가 늘어난데서 찾는다. 사람들이 왜 쌀밥을 멀리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중앙포토]

지역에 가면 많은 농가와 농업회사들이 여러 쌀 음식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농업계는 쌀 소비가 준 이유를 밀 소비가 늘어난데서 찾는다. 사람들이 왜 쌀밥을 멀리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중앙포토]

 
강원도의 경우에는 원주 복숭아 빵이 따끈한 신상이다. 강원도 농업기술원 농식품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빵인데 원주 특산물인 복숭아와 쌀로 만든 디저트로 작년인 2019년 서울식품산업대전 박람회에서 우수상도 받았다. 경기도 평택은 조선 시대 타락죽을 응용한 쌀 요구르트를 개발한 업체가 있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농업계는 쌀이 소비가 안 되는 이유를 밀 소비가 늘어난 데서 찾는다. 그래서 밀로 만드는 음식인 국수, 피자, 빵, 쿠키 같은 것을 쌀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음식을 개발한다. 물론 밀이 대부분이 수입산이고 방부제 사용이 심각해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쌀로 만드는 음식은 밀로 만든 음식보다 경쟁력이 좀 떨어진다. 맛도 그렇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은 값이 싸다.
 
왜 우리가 쌀밥을 멀리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쌀을 많이 먹으면 즉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이야기를 믿는 경향이 있다. 탄수화물 중독이 비만의 큰 원인이라고 믿는 여성은 쌀밥을 멀리하고 있다. 그래도 노인들은 밥심으로 산다며 여전히 쌀밥을 선호한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여기에 노인들을 위한 죽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전복이나 소고기를 넣은 프리미엄 죽이 일반 죽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이른바 실버푸드 시장이 뜨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것이 누룽지이다. 조금 고급이다 싶은 중국식당에 가면 누룽지탕이라는 것을 팔고 있다. 누룽지와 국물 소스가 어우러져서 먹기 편한 일종의 죽이다. 이 누룽지탕은 사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음식이다. 자장면, 짬뽕처럼 누룽지탕은 한식이 중국 음식화된 것이다. 누룽지 가공식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쌀의 변신은 끝이 없다. 더 다양한 쌀 소비 노력이 필요하다. 쌀을 많이 먹어야 우리 농가가 산다. [중앙포토]

쌀의 변신은 끝이 없다. 더 다양한 쌀 소비 노력이 필요하다. 쌀을 많이 먹어야 우리 농가가 산다. [중앙포토]

 
누룽지탕까지 나오니 쌀의 변신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쌀소비 노력이 필요하다. 쌀을 많이 먹어야 우리 농가가 산다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이나 대만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데 우리보다 연간 쌀 소비량이 10㎏ 정도 적다고 한다. 일본 농가가 그래도 버티는 건 생산되는 쌀이 다양한 음식을 통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쌀로 만든 사케다. 사케용 쌀을 재배할 정도로 쌀이 술 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우리도 식혜라는 쌀음료가 있고 막걸리라는 쌀로 만든 술이 있고 떡이라는 음식이 있으니까 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우리 쌀을 더욱더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쌀밥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찐 것이 아니라 음식을 워낙 많이 먹고 운동을 안 해서 살이 쪘다는 것을 명심하고 쌀밥 드실 때 부담 없이 드시기 바란다. 그리고 운동하시라.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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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필진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귀농·귀촌을 지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원래 농촌 체질인가 봐”라며 땅 사고 집도 지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귀농·귀촌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다. 필자는 현역 때 출장 간 시골 마을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워 귀농·귀촌을 결심한 농촌관광 컨설턴트다. 그러나 준비만 12년째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준비한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정착한다고 했다. 귀농·귀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정착 요령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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