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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획량 100만t↓ 추락하나… 금(金)징어·금치 시대

중앙일보 2020.01.18 14:00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00만t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를 찾은 태풍이 1904년 이래 최다를 기록하는 등 조업일수가 줄면서다. 널뛰는 수온에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획까지 겹쳐 오징어·고등어 등 어획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오징어는 '금(金)징어'로, 곰치(물메기)는 '금(金)치'로 성을 바꾸고 있다.
채낚기 어업 중인 울릉도 오징어 잡이 선박들. [중앙포토]

채낚기 어업 중인 울릉도 오징어 잡이 선박들. [중앙포토]

오징어·고등어·멸치 어획 감소

17일 해양수산부·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어획량(잠정)은 총 83만5855t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1% 줄었다. 연간 어획량이 1년 만에 다시 100만t 이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연간 어획량은 지난 2016년 44년 만에 100만t 이하로 떨어진 후, 2018년 101만t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체 어획량으로 따지면 1986년(173만t)과 비교하면 58% 수준이다.
 
어획량 감소를 주도하는 것은 오징어와 고등어·멸치 등 대중적인 어종이다. 11월 오징어 어획량은 4만6274t으로 전년 동월보다 83.1% 감소했다. 오징어는 10월에도 어획량이 82.4% 줄어 두 달 연속 80%대 줄었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는 11월 14만1513t이 잡혀 전년보다 41.2% 감소했다. 멸치 어획량(18만8528t)도 33.4%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후변화, 불안정한 수온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새끼 고등어를 대량 위탁 판매하는 모습. [국립수산자원관리공단]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새끼 고등어를 대량 위탁 판매하는 모습. [국립수산자원관리공단]

이처럼 어획량이 줄고 있는 것은 기후 변화 탓이 크다.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한반도를 찾은 태풍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출어 일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총 7개다. 평년(3.1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904년 기상업무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다.
 
불안정한 수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일환 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장은 “바다가 따뜻해야 할 여름에는 평년보다 1~2℃ 낮은 저수온이, 겨울에는 평년보다 1~2℃ 높은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등어·오징어가 선호하는 특정 수온을 따라 모여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수온이 따뜻해지며 흩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난류성인 고등어의 경우 동중국해를 비롯한 남쪽에서 산란하고 서해 등으로 회유하는 어종”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여름 이상 저수온으로 어장 형성이 늦어져 어획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 오징어 잡이 선박. [중앙포토]

울릉도 오징어 잡이 선박. [중앙포토]

오징어의 경우 북한 동해 수역으로 진출한 200t급 이상 중국 어선의 조업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004년 북·중 어업협정을 체결한 이래 2014년 1904척, 2016년 1268척의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 수역에서 조업했다. 조일환 과장은 “중국 어선은 물고기를 모여들게 하는 집어등(集魚燈) 밝기에 제한이 없어 훨씬 밝은 불빛으로 오징어를 유인한다”며 “이후 한국에서 금지한 그물 조업을 하며 겨울철 남하하는 오징어를 잡기 때문에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오징어 가격은 마리당 3000원에서 6000원대로 뛰어 금징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겨울철 대표 별미인 곰치(물메기)도 '금(金)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상 고온으로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통영수협을 통해 위탁 판매한 물메기는 약 8000마리다. 지난해 같은 달(1만5000마리)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7년 12월 어획량(3만5000마리)을 고려하면 3년 새 어획량이 80% 감소한 셈이다. 1만~2만원 하던 물메기 가격은 12월 기준 약 4만5000원에 달했다.
 

정부, 수산분야 공익형 직불제 도입 논의 

정부는 어획량 감소로 발생하는 어민의 수입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산분야 공익형 직불제 도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농어가 소득 안정을 위해 수산분야 공익형 직불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8월 말부터 대기업의 양식업 진출을 허용하는 '양식산업발전법'도 시행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어·참다랑어 등을 대규모 양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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