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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레이스' 완주한 류명걸 "사막 모래에 처박혀도 즐거웠다"

중앙일보 2020.01.18 09:45
“하루에 최소 한두 번은 모래에 처박혔지만 즐거웠다.”  
류명걸(39) 프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각) ‘지옥의 레이스’ 다카르랠리 바이크 부문에서 완주하면서 중앙일보에 소감을 전했다. 한국인의 다카르랠리 바이크 부문 완주는 처음이다. 류 프로의 최종 종합 순위는 40위. 이번 대회 아시아 선수 중 최고이면서 역대(450cc 바이크 기준) 아시아 선수 순위 중 가장 높다.

다카르랠리 바이크 부문 첫 한국인 완주

류명걸(왼쪽) 프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각) 끝난 2020 사우디아라비아 다카르랠리 시상대에서 동료인 정주영 사진가와 태극기를 펼쳐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주영

류명걸(왼쪽) 프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각) 끝난 2020 사우디아라비아 다카르랠리 시상대에서 동료인 정주영 사진가와 태극기를 펼쳐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주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7800km를 12개 구간으로 나눠 달린 이번 42회 다카르랠리는 지난 5일 시작됐다. 사막 지대가 75%였다. 류 프로는 첫 구간에서 91위로 들어섰다. 이후 2구간부터 50위 안팎으로 뛰어오르더니 6구간부터는 40위권에 진입했다. 당초 종합 50위권이 목표였다.

 
바이크 부문에는 158명이 출전했다. 96명만 완주했다. 대회 중간인 7구간에서는 2015년 대회 준우승자였던 파울로 곤 칼 배스(40·포르투갈)가 경기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또 2017년 대회 우승자였던 샘 선덜랜드(30·영국)도 경기 중 사고로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퇴장하기도 했다.
 
류 프로는 누적 시간 52시간 40분 26초로 12개 구간을 끊었다. 페널티 2시간 22분을 받았다. 일부 구간에서 코스 이탈로 페널티를 받았다. 10구간에서는 경기 중 다친 선수를 도와주느라 시간을 지체했는데, 주최 측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바람에 시간을 보상받지 못하기도 했다. 모터사이클 엔진과 차대를 연결하는 부분이 모두 끊어져 가속이 어려웠다. 순위가 뒤로 많이 밀려났던 류 프로는 다음날 11구간 경주에서 앞서가던 선수 약 50명을 제치는 등 곧바로 순위를 회복했다. 1위는 미국의 리키브라베크(40시간02분36초)다. 
류명걸 프로가 지난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알와이와 네옴을 잇는 다카르랠리 2구간에서 역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류명걸 프로가 지난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알와이와 네옴을 잇는 다카르랠리 2구간에서 역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류명걸 프로가 지난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알와이와 네옴을 잇는 다카르랠리 2구간에서 역주하고 있다. 류 프로는 17일 끝난 이번 대회에서 최종 종합 40위로 한국인 첫 바이크 부문 완주자가 됐다. [EPA=연합뉴스]

류명걸 프로가 지난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알와이와 네옴을 잇는 다카르랠리 2구간에서 역주하고 있다. 류 프로는 17일 끝난 이번 대회에서 최종 종합 40위로 한국인 첫 바이크 부문 완주자가 됐다. [EPA=연합뉴스]

류 프로는 “나보다 나이도, 경험도 많은 선수들이 많았다”며 “새벽 3시부터 출발 준비를 했는데, 누구 하나 피곤한 기색 없이 즐거워서 라이딩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역시 다카르랠리는 다카르랠리더라”고 덧붙였다.

 
다카르랠리는 1979년 프랑스 파리~세네갈 다카르를 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2008년 이후 테러 위험과 환경 문제로 남미로 무대를 옮겼다가 이번 대회부터 중동에서 개최됐다. 류 프로는 모터사이클 정비공으로 일하다가 몽골랠리(2017·2019년), 바하랠리(2018) 등에서 우승하며 모터사이클 아시아 일인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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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걸 프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각) 2020 사우디아라비아 다카르랠리가 끝난 뒤 완주 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주영

류명걸 프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각) 2020 사우디아라비아 다카르랠리가 끝난 뒤 완주 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주영

류 프로는 대회를 마친 후 "너무 좋아서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그저 감사드린다“며 "다카르랠리는 끝났지만, 아직 내 인생의 랠리는 끝나지 않았다. 지치지 않고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자동차 제작사 중에는 쌍용자동차 모터스포츠팀이 스페인 드라이버들과 엔지니어로 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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