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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3회 근무에 월 최대 100만원…쏠쏠한 정부 지원 사업

중앙일보 2020.01.18 09:00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62)

반석호(56)씨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중견기업 총무팀에서 관리업무를 담당했다. 근무하던 회사가 다른 회사로 합병되면서 47세 나이에 차장으로 퇴직하게 됐다. 전 직장에서 관리업무를 했으므로 관련된 일자리를 찾는데, 나이도 있고, 직급도 높아서 원하는 일거리를 찾을 수 없었다. 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어야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이 과정에서 그간 마련했던 오피스텔 2채가 없어지고 어느 순간에 자동차를 처분하게 됐으며, 최종적으로는 살던 아파트마저 팔고 지금은 빌라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다행이라면 일찍 결혼해 자녀들이 모두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 돈을 번다는 점이다. 반 씨 아내는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없으니 당신이 매월 100만 원만 가져다주면 된다”고 했다. 물류센터에서도 잠시 일을 했지만, 그간 몸 쓰는 일은 해보지 않은 데다가 성인병이 있어 몸이 견디지를 못했다. 옆에서 건강 상태를 보던 아내가 “물류센터는 당신한테는 맞는 일이 아니니 그만둬라”며 오히려 일하는 것을 만류한다.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직장의 개념에서 일의 개념으로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 정규직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보자. [사진 pxhere]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직장의 개념에서 일의 개념으로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 정규직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보자. [사진 pxhere]

 
반 씨는 나름대로 재취업하려고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쉽지가 않다. 전직 전문가로 활동하는 친구와 상의하니 먼저 국민연금에 관해 물어본다. 국민연금공단에다 확인해보니 47세까지 납부한 금액을 바탕으로 63세가 되는 7년 후에 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전직 전문가인 친구는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7년간 버티는 것이 문제인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재취업해 정기적인 수입을 확보하게 되면 생활도 안정되고 자연스럽게 국민연금도 계속 납부하게 된다.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되고 또 7년 후 수령할 수 있는 연금액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아무런 자격증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으니 정규직으로 원하는 일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부인이 월 100만 원의 수입을 원하니 어쩔 수 없다. 정규직 취업에 대한 것은 포기하고 이제부터 월 50만 원짜리 아르바이트 자리를 3개 알아보자. 한 달에 150만 원을 번다고 생각하고 100만 원은 부인에게 생활비로 주고, 나머지 50만 원은 자네 용돈으로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중장년 반퇴세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직장이 아닌 직업, 또는 일로서 접근해야 한다. 거주지 근처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직등록과 더불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특히 중장년 반퇴세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직장이 아닌 직업, 또는 일로서 접근해야 한다. 거주지 근처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직등록과 더불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반 씨는 속으로 ‘아니 전직 전문가라는 친구가 이런 이야기만 해’라는 생각이 들면서 섭섭하기도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반씨는 지금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주일에 이틀 일하고,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련된 제도 때문에 또는 예산 회기 때문에 번번이 일이 끊기는 것이 많이 아쉽다.
 
중장년 반퇴세대가 퇴직 후에 가장 좋은 것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아주 다르다. 구직자가 가지고 있는 경력이나 기술, 건강, 가치관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현실적인 벽이 있는데 새로운 직장만 고집할 수 없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직장이 아닌 직업 또는 일로서 접근해야 한다.
 
가장 먼저 거주지 근처의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직등록과 더불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직업상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필요하면 관련된 교육을 이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직 활동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2019년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발간한 ‘5060 일자리 노마드족이 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은 평균 5개월간 구직 준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에서 발표한 ‘2015 중장년 재취업 인식조사’ 결과에서는 구직자의 34.8%가 1년 이상 구직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직장의 개념에서 일의 개념으로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 정규직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보자. 2019년부터 전국적으로 지자체에서 ‘신중년 경력형 지역서비스 일자리’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각 지역에 거주하는 퇴직자의 경력을 활용해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들의 일자리를 늘려 소득 보전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물론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사업 내용이나 운영 기간이 짧은 것이 단점이지만 향후 이런 사업이 지속되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의 워크넷을 방문하면 전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파트타임 일자리와 봉사활동을 버무린 보람일자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의 특징은 전일제 근무는 아니고 일주일에 2~3회 근무하면서 월 50만~10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 형태이다.
 
위 사례자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형태의 일과 공공 부분의 일을 절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다면 현직에서 일할 때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본인의 역할을 찾으면서 작지만 경제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일에 종사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다양한 정보를 얻게 돼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0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정부 지원사업들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새로 시작되는 정부 사업을 눈여겨보자.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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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필진

[박영재의 은퇴와 Jobs]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험한 꼴을 당한 뒤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한다. 좋아하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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