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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못따라할 마트 필살기? “빨래하고 차 견적 뽑으세요”

중앙일보 2020.01.18 05:00
홈플러스 일산점에 있는 더 스토리지 1호점 전경. [사진 홈플러스]

홈플러스 일산점에 있는 더 스토리지 1호점 전경. [사진 홈플러스]

 
#. 서울 잠실에 사는 김선영(38) 씨는 주말이면 인근 대형마트에서 밀린 빨래를 해결한다. 마트에 있는 코인 빨래방에서 빨래가 되는 동안 장을 보고 식사도 할 수 있어서다. 김 씨는 “빨래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쇼핑을 하는 등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할 수 있어 자주 애용한다”며 “마트 주차장을 이용하고, 카트를 사용할 수 있어 무거운 빨랫감을 옮기기 편한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 직장인 최현우(30) 씨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자신의 차량 견적을 받았다. 최 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를 갔는데 무인 견적 서비스가 있어서 이용하게 됐다”며 “중고차 거래소 등 멀리 가지 않아서 좋고,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자동으로 등록돼 편리했다”고 말했다.
 
e커머스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유휴 공간을 이용한 고객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주차장이나 옥상, 매장 내 자투리 비영업 공간에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무빙워크 옆 자투리 공간을 활용했다. 지난해 7월 일산점에 고객의 평소 이동 동선을 고려한 위치에 개인 물품을 보관해주는 창고인 ‘더 스토리지’를 만들었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나 골프ㆍ서핑 등 부피가 큰 취미용품도 보관할 수 있다.  
 
도심 대형마트 안에 있다 보니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일산점 더 스토리지는 80% 이상의 이용률을 보이며 재계약률도 83%에 달한다. 고객 반응이 뜨겁자 서면점과 원천점에 각각 더 스토리지 2호점과 3호점을 냈다.  
 
홈플러스 매장에 있는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 [사진 홈플러스]

홈플러스 매장에 있는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 [사진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인하점, 계산점, 인천청라점 등 10개 점포 주차장을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장보기 전이나 후 3분 정도 시간을 들이면 차량 견적을 받을 수 있어 견적 확인을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조회된 차량 정보는 최대 2시간 이내 자동차 전문가를 통해 차량 최저매입 보장가가 책정되고, 실사를 거쳐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의 비교 견적 서비스에 등록된다. 이 편리함 덕분에 5만 2000여 명의 소비자가 무료 견적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는 또한 전국 109개 매장에 세탁 편의점을 입점시켰고, 의류 수선 코너도 107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장을 보면서 자동차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7월 부산점에 BMW·MINI 서비스센터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진장점에 2호점을 냈다.
 
이마트는 쏘카, 그린카, 딜카 등 차량 공유(카셰어링)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마트 주차장을 공유 자동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 고객이 2030 세대라는 것에 주목했다”며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고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밀레니얼 고객을 마트로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라고 했다.
 
서울 잠실의 한 대형마트 안에 있는 빨래방. 소비자가 빨래를 하는 동안 장을 볼 수 있게 했다. [중앙포토]

서울 잠실의 한 대형마트 안에 있는 빨래방. 소비자가 빨래를 하는 동안 장을 볼 수 있게 했다. [중앙포토]

 
이처럼 대형마트가 유휴공간을 활용한 이색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유휴 공간에 생활밀착형 콘텐트를 장착해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생활 공유 경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뿐 아니다. 편의점 CU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 그린카와 함께 전국 30여개 점포에서 차량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거 지역마다 있는 편의점의 접근성을 활용한 것이다. 실제로 원룸이나 대학가에 있는 CU 쏘카존은 일반 쏘카존보다 대여율이 20~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옴니채널 서비스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의 강화에 주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라이프 스타일 전문샵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는 옴니채널 서비스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의 강화에 주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라이프 스타일 전문샵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 롯데하이마트]

가전 판매점 롯데하이마트는 기존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줄여 고객 편의 시설을 늘리고 있다. 진열 제품을 줄여 늘어난 공간에 북스토어, 커피숍, 헬스 뷰티 존과 같은 휴게 및 체험 공간을 만들어 라이프 스타일 전문샵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체험 공간 확장은 고객 체류 시간과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조수현 홈플러스 서비스사업 이노베이션팀장은 “홈플러스의 풋살 파크, 더 스토리지, 중고차 무인견적 서비스와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앞으로도 공유 주방 및 오피스 등 공간 재생 사업으로 오프라인의 효용과 가치를 높이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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