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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병언, 세월호 참사에 70% 책임…자녀들 1700억 물어야”

중앙선데이 2020.01.18 00:34 670호 6면 지면보기
지난 13일 세월호 유족들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세월호 유족들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세 자녀가 1700억원 상당의 구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정부의 구상권 청구가 인정된 첫 소송이다. 유 전 회장의 세 자녀 유섬나(54), 유상나(52), 유혁기(48)씨는 각각 500억원대의 구상금을 부담하게 됐다. 장남 유대균(49)씨는 상속 포기 효력이 인정돼 구상금 책임은 지지 않게 됐다.
 

‘세월호’ 구상권 청구 첫 승소 판결
하선 소홀 해경 등 국가 책임도 25%

정부는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피해지원법)에 근거해 피해 수습에 들어간 4200억원 상당을 유 전 회장 일가 등에 청구하는 소송을 2015년 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 이동연)는 정부 청구 금액 중 3723억을 구상금으로 인정하고 유 전 회장 일가의 책임을 70%, 정부의 책임을 25%, 세월호 고박을 담당한 회사 책임을 5%로 산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 제공자’임을 인정했다.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주요 경영상황을 보고받고 세월호 도입 및 증·개축 과정을 승인했다. 청해진 해운이 세월호에 장기간 화물을 과적하고 부실하게 고박한 채 운항을 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도 유 전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다만 유 전 회장이 2014년 사망해 그 책임은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법원은 인정된 구상금 3723억의 70%인 2606억원을 섬나·상나·혁기씨가 1/3씩 균등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제반 공제 금액 등을 빼면 섬나씨가 571억원, 상나씨가 572억원, 혁기씨가 557억원을 구상금으로 내야 한다.
 
법원은 정부 역시 재난 책임자로 모든 비용을 유 전 일가에게서 받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헌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포괄적인 보호 의무가 있다”며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 전부를 유 전 회장에게 구상하면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의무를 전가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상금 청구 대상으로 포함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했다. 법원은 ▶수색·구조를 위한 유류비 ▶조명탄비 ▶민간잠수사 인건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및 장례비와 치료비는 3723억원의 구상금 범위에 포함했다. 반면 ▶국정조사와 세월호 진상조사특별위원회 등 국가 작용 비용 ▶공무원들의 각종 수당 ▶사무용품 및 일반물품 구매비는 국가가 부담해야 할 몫으로 봐 구상권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분향소 운영비용과 추모사업 관련 비용 역시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국가의 애도 내지 예우이므로 구상금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부담하는 게 상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청구는 일부 청구에 불과하고 판결에 따라 그 이후 지출된 수많은 비용에 대해 추가 청구가 예상된다”며 추후 구상금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한 구상금 소송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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