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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선거공고·투표권 등 불명확…“결과 인정 못해” 마찰

중앙선데이 2020.01.18 00:33 670호 8면 지면보기

이장이 뭐길래 

작년 8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가 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작년 8월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가 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30일 충남 금산군 제원면사무소에서는 제원2리 마을이장 선거 투표가 있었다. 두 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불과 3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선거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났지만 투표 결과를 놓고 마을 내에서는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 속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는 A씨에 따르면 “선거 전 후보자 간에 관련 규정을 합의하는 등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선거관리가 이루어졌다”면서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자칫 마을이 두쪽으로 쪼개질 판”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산군 이장 임명 관련 규칙에는 후보자가 2명 이상일 경우 마을 주민들이 선거를 통해 이장을 뽑고, 그 결과에 따라 읍·면장이 임명하게 돼 있다. 하지만 선거 공고방법이나 투표 자격 등 선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위장 전입 등에 따른 투표 자격 시비가 생길 여지가 있다. A씨는 “전입신고 후 최소 1년이 지난 주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부분을 후보자 간에 분명하게 원칙을 정하지 않고 선거에 돌입했고, 주소지만 이전해 놓고 마을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이 투표권을 행사한 정황이 있어 문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장 선거뿐 아니라 해임 관련한 갈등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제주도 조천읍 선흘 2리가 대표적 사례다. 마을 주민들이 임시총회를 열어 이장 해임안을 압도적 다수 의견으로 통과시켰지만 임명권자인 조천읍장은 이를 거부했다. 총회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데다 주민 요구(마을 규약)에 의한 해임절차 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지방자치의 출발점임에도 여전히 상위기관(읍장 등)이 결정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관치시대 관행이 남아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주민의 이장 해임 요구를 위한 조문 미비는 마을 자치권 및 도민 주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이장 임명 규칙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에는 이장 해임과 관련해 주민의 요구로 해임할 수 있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경우 ‘통장·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해당 통리 세대의 2분의 1 이상의 불신임을 얻은 때’ 해임할 수 있다는 조문이 있다. 또 가평군은 ‘리의 주민등록상 전 세대 중 3분의 2 이상의 세대주가 연명으로 이장 해임을 요구했을 때’ 해임할 수 있도록 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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