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출입 물류 시장 디지털화, 중기 물류비 30~50% 줄여

중앙선데이 2020.01.18 00:21 670호 14면 지면보기
기업과 포워더를 연결하는 ‘링고’를 개발·운영하는 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 전민규 기자

기업과 포워더를 연결하는 ‘링고’를 개발·운영하는 트레드링스 박민규 대표. 전민규 기자

기업이 수출품을 해외로 보내는 전반적인 과정은 택배를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단계가 좀 더 복잡하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다는 게 다르다. 그래서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면 수출입 물류를 직접 처리하지 않고 전문 대행사인 이른바 ‘포워더’에 맡긴다. 수출품을 배로 보낼지 항공기로 보낼지만 정하면 나머지는 포워더가 알아서 처리한다. 국내에는 인천·부산 등지를 중심으로 4000곳이 넘는 포워더가 활동하고 있다.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기업과 ‘포워더’ 연결 플랫폼 개발
최적 경로, 화물 위치 실시간 제공
1만2000여 중소기업 무료로 이용

포워더마다 경험이나 전문 분야·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포워더를 잘 만나야 원하는 날짜에 안전하게 보낼 수 있고,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수출입 물류 시장의 특성상 이게 쉽지 않다. 폐쇄적이고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보니 물류비용을 비교하려면 일일이 포워더와 연락해 견적을 받아야 한다. 상당 부분 디지털화한 요즘 세상과는 딴판이다. 이런 수출입 물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이 있다.  
 
화주(貨主)인 기업과 포워더를 연결하는 플랫폼 ‘링고(LINGO)’를 개발·운영 중인 (주)트레드링스다. 해운사 출신인 이 회사의 박민규(37) 대표는 “수출입 물류 시장은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물량이 적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접근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링고는 이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링고는 화주가 수출품과 목적지만 입력하면 항만별 상황, 최적 경로, 물류 비용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한다. 전 세계 해상 물류 빅데이터에 특허 받은 자체 기술, 그리고 ‘영업비밀’이라며 가격·경로 등의 공개를 꺼리던 포워더를 설득한 덕분이다. 현재 링고에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워더는 100여 곳에 이른다. 세계적인 포워더인 한국일본통운·로릭·유니코로지스틱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참여 포워더 숫자가 적은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포워더 대부분이 아직도 팩스나 화이트보드에 일정을 관리할 정도로 아날로그적이고 폐쇄적”이라며 “그런 시장에서 디지털화를 한 곳은 우리를 포함해 세계 3~4곳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링고 덕에 중소기업은 수출입 물류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게 됐다. 링고를 이용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수출입 물류 비용이 30~50%가량 적게 든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1만2000여 기업이 링고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 무료로 링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트레드링스는 화물의 위치와 도착 정보를 실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쉽고(ShipGo)’라는 화물 모니터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선박 정보와 화물 정보를 결합해 기업에 자신의 화물 위치와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국내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트레드링스가 유일하다. 박 대표는 “과거엔 화물이 늦게 오거나 오지 않더라도 도착 예정 날이 돼서야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지연 도착 등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드링스는 해외 기업, 해외 포워더도 이용하는 글로벌 물류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꿈꾼다. 아직은 국내에 한정된 고객 범위를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세계적으로 수출입 물류 플랫폼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트레드링스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