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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사고로 날개 꺾인 보잉, 에어버스에 추월당했다

중앙선데이 2020.01.18 00:21 670호 15면 지면보기
2018년 라이언에어(인도네시아),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의 여객기 추락으로 총 346명의 사망자를 낸 보잉 737 맥스 사태가 새해 들어서도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 의회의 고강도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세계 항공 업계 지각변동 소식까지 들린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보잉은 지난해 항공기 인도 물량이 380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경쟁사인 프랑스의 에어버스가 기록한 863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에어버스가 항공기 인도 실적으로 보잉을 제친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항공사 실적을 가늠하는 다른 지표인 상용기 신규 수주에서도 에어버스가 지난해 768대를 기록할 동안 보잉은 246대에 머물렀다. 2017년 출시해 새 주력 기종으로 내세운 737 맥스의 잇단 사고로 보잉이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고 각국 규제에 신음하면서 에어버스에 ‘왕좌’를 내줬다는 분석이다.
 

‘B737-맥스8’ 잇단 사고 파장
항공기 인도 물량, 수주 실적 뚝
경쟁사 에어버스의 절반도 안돼
국내 해당기종 3월까지 운항중단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국내 소비자와 항공 업계 역시 737 맥스 사태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들이 ‘알지 못한 채 737 맥스에 오를 가능성’은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달 737 맥스의 노탐(NOTAM·Notice to Airmen) 시한을 3개월 더 연장키로 결정해 발효(12월 8일)했다”고 말했다. 해당 기종의 국내 운항을 올 3월 1일 오전까지 더 중단한다는 얘기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당국이 조종사 등 업계 종사자들에게 보내는 통지문이 노탐이다. 지난해 사고 이후 6월과 9월 각각 3개월씩 연장한 바 있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737 맥스 2대를 도입했다가 두 번째 사고 이후 운용을 잠정 보류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앞두고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인 제주항공은 2022년까지 보잉 측과 해당 기종의 50대 구매(10대 옵션)를 계약했지만 실제 도입은 지연된 상태다. 당초 2025년까지 737 맥스 10대 이상을 도입하려던 티웨이항공도 계획 재검토에 나섰다. 대형 항공사 중엔 대한항공이 2025년까지 50대 구매(20대 옵션) 계약 후 도입이 지연됐다. 올해 일부 노선에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기종 대체가 유력하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이 입증돼 미 당국이 운항 재개를 승인해도 조종사 재교육과 타국 승인 여부 등을 고려하면 국내 운항 재개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입 장기 지연이 대형 항공사보다는 중거리 노선에서 (737 맥스의) 대체 기종 확보가 만만찮은 저비용항공사(LCC)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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