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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반성문 설까지 내라" 장애인단체 인권위에 진정

중앙일보 2020.01.17 10:53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애인 단체가 17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진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선천적 장애인 의지 약해" 발언 논란
전장연 "해명 내놨지만 오히려 장애인 책망"
"정치인 장애인 차별, 혐오 발언 좌시 안 해"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인 장애인보다 의자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다음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선 "(그런) 분석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어서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상처를 줬다고 하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해명하면서 구설을 키웠다. 추가 질문에도 "장애인 문제는 거듭 사과드렸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니고 무의식 중에 한 것이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건 아닌거 같다"고 넘어갔다.
 
190여개 장애인 관련 단체로 구성된 전국장애인차별쳘폐연대(이하 전장연)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해찬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장연은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 처음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정치권을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이 많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장연은 "계속되는 이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로 장애인들에게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의 해명 발언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봤다. 전장연은 "'상처를 받았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죄송하다는 말을 함으로써 진정한 사과는 커녕 명백한 우롱이며, 오히려 장애인을 책망하고 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고 있고, 인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본관.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본관. [연합뉴스]

전장연은 국가인권위 역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12월 이 대표의 발언을 진정한 것에 대해 인권위 전원위원회가 ‘각하’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기에 또다시 (발언이) 재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해찬 대표를 인권위에 재차 진정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인권위가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명확하게 책임을 지게 하고, 정치인의 계속되는 장애인 차별ㆍ혐오 발언이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이해찬 대표에게 "설 연휴(24일)까지 장애인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정치인들의 장애인 차별과 혐오 발언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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