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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낙관론' 기대는 정부…40대 고용·수출 부진 외면

중앙일보 2020.01.17 10:00
정부가 2개월 연속 낙관적인 경기 진단을 내렸다. 지난해 11월까지 7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놨지만, 지난달부터 이 같은 표현을 빼더니 이달부터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꿨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한다는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정부, 낙관적 경제 평가…성장 제약→조정 국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2020년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 국면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국내 경제 흐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공식적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지만, 이번에는 “조정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고 바꿨다. 여기에 설비투자는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의 긍정적인 지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표현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수출 13개월 연속 감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러나 정부의 말과 달리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5.2%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14.7% 감소하며 감소 폭이 연중 최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다소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수출은 재작년 12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3분기 3.7%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한 달만 봐도 건설업체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30·40대 취업자 감소, 0% 물가 평가 빠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고용·물가도 긍정적으로 봤다. 기재부는 그린북을 통해 “취업자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등 회복세이며, 물가는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51만6000명 증가한 것이 근거다. 12월 고용률(15~64세)은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67.1%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40대 취업자가 각각 5만3000명과 16만2000명 감소한 데 대한 평가는 빠졌다. 지난해 30·40대 취업자 수는 11월까지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소비자 물가 역시 '저물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7% 상승했다. 10월 0%, 11월 0.2%로 0%대 초반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은 맞다. 그러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12월 0.7%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연중 0%를 기록한 데 대한 언급은 없었다.
 

소비 개선됐지만, 심리는 하락 

회복세라고 평가했던 소비는 12월 전년 동월보다 3.7% 올랐다. 그러나 소비자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월 100.4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내렸다.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자리걸음 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미래 경기 흐름에 대한 전망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올랐다.
 
정부는 투자·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 조기 집행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전체 예산의 62%를 상반기 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예산 조기 집행 목표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재부는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 수출 활력 제고 등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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