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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野 심판론" 높다한 그 여론조사···선관위 "질문 편향"

중앙일보 2020.01.16 17:04
‘보수 야당 심판론’이 ‘정부 실정 심판론’ 보다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편향된 질문에 따른 여론조사였다”고 판단했다.
 
중앙선관위 소속기관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지난해 12월 27일 KBS가 보도한 제21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등 관련 법을 위반했다며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를 지난 13일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통보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8일~22일 진행됐다. KBS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가올 총선의 성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정부의 실정보다 보수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보수 야당 심판론’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8.8%, 반대한다는 응답은 31.8%였는데 ‘정부 실정 심판론’은 찬성 36.4%, 반대 54.3%”라는 결과였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왼쪽부터 이해찬 당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임현동 기자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왼쪽부터 이해찬 당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임현동 기자

 
여심위가 문제 삼은 건 해당 조사의 구체적 질문 내용이다. 한국리서치는 정부 심판론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야당 심판론과 관련해선 ‘자기반성 없이 정부의 발목만 잡는 보수야당에게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여심위는 두 질문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108조 5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여심위 관계자는 "두 질문의 단어 선택이나 구조를 보면 어감에 차이가 있고, 질문의 균형이 맞지 않아 편향적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자기 반성 없이' '정부의 발목만 잡는' 등의 표현은 선입견을 줄 수 있기에 설문 문항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KBS 여론조사 공표 이후 민주당은 해당 보도를 적극적으로 인용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KBS 조사에서는 야당 심판론이 여당ㆍ정부 심판론보다 20%p 이상 (높았다), 거의 더블이 됐다”며 "야당 심판을 하겠다는 생각이 더 많은 것은 (한국당의) 낡고 오래된 행태에 대한 실망"이라고 했다. 
 

한편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에 한국리서치에 통보한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는 협조 요청의 뜻을 담은 행정 조치"라며 "만약 특정 업체가 반복해서 규정을 위반하거나 위반의 정도가 심할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더 강한 처분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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