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2·6·10대 경기도지사 초상화 밑에 '친일'이 붙은 이유는?

중앙일보 2020.01.16 06:00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 한쪽 벽면엔 35명의 초상화(일부는 사진)가 걸려 있다. 역대 경기도지사를 지낸 인물들이다. 지난 14일 오후 이들 중 일부 도지사의 초상화 밑에 '친일인명사전 등재'라는 표시가 붙었다. 1대 경기지사를 역임한 구자옥, 2대 이해익, 6대 최문경, 10대 이흥배 도지사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들이다.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2·6·10대 경기지사

구자옥 도지사는 기독교 청년회 기관지인 『청년』 1938년 6월 권두언에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선인을 동원하기 위해 내걸었던 구호인 '총후보국(銃後報國)'이라는 친일논설을 쓰는 등 다수의 친일 행각을 벌인 인물이다. 해방 후인 1946년 2월부터 1950년 7월까지 1대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이해익 도지사는 중일전쟁 전시업무를 담당하면서 공적 조서에 이름을 올렸다. 1950년 10월부터 1952년 9월까지 2대 경기도지사로 일했다.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1960년 5월부터 그해 10월까지 6대 경기도지사를 지낸 최문경 도지사는 일제강점기던 1940년 경기도 용인군수 재직했다. 당시 일본 정부가 천황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 추진한 기원 2600년 축전기념식에 참여하고 상을 받았다. 
10대 이흥배 도지사는 중일전쟁 당시 군대와 군인 유가족에 대한 후원사업, 국민정신총동원연맹 결성 준비 등 전시(戰時)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공적 조서에 이름을 남았다. 그는 1963년 12월부터 1964년 7월까지 경기도지사를 지내고 퇴직했다.   
 
이들 지사의 친일행적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 단체 등에선 "이들 지사의 초상화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논란에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사를 한 것이 사실인데 사진을 떼어버리는 것은 오히려 왜곡될 수 있어서 사진 옆에 친일 행각을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대 · 2대 · 6대 · 10대 도지사의 액자 밑에 친일 행적을 부착했다. [사진 경기도]

'친일행적 지우기' 나선 경기도 

경기도는 14일부터 도지사의 초상화 옆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실을 알리는 표시를 달았다. 지난 13일부터는 경기도청 홈페이지 역대 도지사 소개란에 1대∼35대까지 역대 도지사의 약력과 친일행적을 함께 표기했다. 
 
경기도는 수십 년 경기도를 대표하는 노래로 사용해온 도가(道歌)도 친일 인사로 분류된 이흥렬이 작곡한 것이라며 현재 새로운 노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흥렬 작곡가는 일제강점기 당시 '반국가적 음악을 쫓아내고 일본음악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설된 대화악단의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친일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지난해 도가 공모를 진행했지만, 최종 작품을 정하지 못한 경기도는 조만간 재공모에 나설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친일잔재 청산작업의 길잡이가 될 지역 친일잔재 전수조사 결과는 오는 4월쯤 나올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전수조사 용역결과보고서가 나오면 친일기록을 저장하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캠페인도 벌이는 등 친일잔재 청산 작업을 사안별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