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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와 쌍둥이, 벅시도 불법" 월600억 시장 부산택시 들끓는다

중앙일보 2020.01.16 05:00
지난 8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4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타다'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타다' 차량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4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타다'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타다' 차량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벅시가 올해 초 선보일 대형 승합 택시 사업은 정부가 금지하려는 ‘타다’와 똑같다.”
 

택시업계 “택시 면허 없는 일반인의 유료 운송 사업은 불법”
“벅시 사업 개시하면 11인 이하 고객 태우고, 도심 곳곳 누빌 것”
벅시 측 “목적지는 공항과 항만으로 한정…국토부에서 합법 인정”

부산택시업계가 ‘벅시’ 부산법인은 ‘타다’와 같은 유사 택시 서비스 업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설립한 벅시 부산법인은 택시 사업자와 손잡고 올해 초부터 11~15인승 대형 승합 택시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임채웅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노사대책국장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벅시는 택시 면허를 받지 않은 운전자가 앱을 통해 연결된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형태다”며 “‘타다’의 일란성 쌍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인이 유상 운송을 할 수 없다. 다만 승차정원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한 사람이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 유상 운송이 가능하다.  
 
택시업계는 벅시가 여객법 예외조항의 모호한 부분을 이용해 사업 개시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국장은 “벅시가 11~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사업이 개시되면 11인승 이하의 고객까지 태울 것”이라며 “벅시가 운영하는 승합차는 외관상 일반 승합차와 구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영업을 하더라도 단속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일반 택시처럼 부산 도심을 누비며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택시업계의 입장이다. 임 국장은 “관광도시인 부산은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10명 안팎의 관광객이 다 같이 한 번에 이동하기 원하는 수요가 있다”며 “여객법은 대형 승합차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지만 벅시는 해수욕장 수요를 잡기 위해 부산 도심 곳곳을 돌아다닐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벅시가 사업을 개시하면 매출의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 택시업계 종사자는 2만5000명으로 부산 택시 시장 규모는 월 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임 국장은 “택시 매출이 줄어들면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법인 택시보다 개인 택시업자의 반발이 더 거세다”고 말했다.  
공항갈 때 타는 '벅시' 앱 캡쳐. [중앙 포토]

공항갈 때 타는 '벅시' 앱 캡쳐. [중앙 포토]

벅시 측은 ‘타다’와는 전혀 다른 운송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벅시는 여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항 또는 항만을 목적지로 11~15인승 승합차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관광목적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타다’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벅시는 2016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 벅시 부산법인을 세워 렌터카 기반 사업에서 대형승합 택시 호출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벅시는 2017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적법한 서비스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중형과 모범택시가 주류인 부산 택시 시장에 대형택시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택시업계와 벅시가 갈등을 빚고 있지만, 부산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시 택시운수과 관계자는 “벅시가 부산시에 사업 계획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며 “사업 계획서가 접수되면 타다의 변종인지, 대형승합 사업인지 판단 내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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