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일, 새해벽두부터 대규모 훈련…찰떡공조 과시했다

중앙일보 2020.01.16 05:00
미·일이 새해 벽두부터 민감한 분쟁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 분야의 ‘찰떡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일본의 호르무즈 파병이 공식화된 상황에서 미·일의 군사적 밀착이 한층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최신형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오른쪽)과 일본의 해상자위대 수송함 쿠니사키함이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최신형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오른쪽)과 일본의 해상자위대 수송함 쿠니사키함이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은 지난 14일 소셜네트워크계정(SNS)을 통해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 해군의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6)에서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춘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비행 준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F-35B를 최대 20대까지 실을 수 있어 사실상 소형 항공모함 기능을 하는 아메리카함의 강점을 부각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함(CVN-75)과 상륙지휘함인 블루릿지함(LCC-19)의 모습도 포착됐다. 해리 트루먼함은 90여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고, 블루릿지함은 미 7함대의 기함 역할을 맡고 있다. 미 해상 정예 전력이 총출동한 만큼 보여주기식 훈련이 아니라는 의미다.
 
양국의 대규모 해상 훈련이 이례적으로 동중국해에서 벌어졌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동중국해는 미·중의 패권이 부딪치는 지역이고,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도 위치하고 있다. 미·일 공조가 극대화될 수 있는 곳을 골라 대내외에 합동 군사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언론도 동중국해에서의 이 같은 양국의 대규모 훈련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에서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에서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태평양 지역 육군도 이날 SNS에서 일본 육상자위대와 강하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바(千葉)현 육상자위대 나라시노(習志野) 훈련장에서 지난 12일 열린 훈련은 일본 측에서 600여명, 미국 측에서 80여명이 각각 참여해 섬에 상륙한 적을 격퇴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12일 지바(千葉)현에 있는 육상자위대 나라시노(習志野) 연습장에서 낙하 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12일 지바(千葉)현에 있는 육상자위대 나라시노(習志野) 연습장에서 낙하 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고노 다로(河野太) 방위상은 “미·일 동맹이 갖는 인연의 깊이를 다시 확인했다”고 소감을 남긴 뒤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의 일치된 뜻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14일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이란 사태를 비롯한 지역 안보 문제에 공동 대처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는 등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이날 에스퍼 장관은 고노 방위상에게 일본의 중동 파병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일본의 발 빠른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계기로 미·일의 군사적 협력 관계가 한층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미 외교장관은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회담을 마쳤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서울=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