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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법안 설계부터 잘못” 참여연대 부위원장 사표

중앙일보 2020.01.16 00:03 종합 14면 지면보기
양홍석

양홍석

양홍석(42·연수원 36기·변호사·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사의를 표명하고 참여연대를 떠났다. 그는 오랫동안 공익법 활동을 해온 진보 인사다. 정부가 밀어붙인 검찰 개혁에 대해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반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통제장치 제대로 안 갖춰
국민 기본권 침해 가능성 높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겸임했던 양 변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대해 환영이 아닌 우려를 표명할 때”라며 “참여연대와 형사사법,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입장이 달라 더 이상 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통과에는 환영 논평을 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양 변호사는 “법안 통과로 발생할 여러 우려를 지적해야 하는데 내부 토의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정부와 여당에 찬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권조정 법안엔 어떤 문제가 있나.
“검찰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되 경찰에 대한 검찰의 사법통제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국민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번 법안은 그 측면에서 설계가 잘못됐다.”
 
경찰은 검찰이 경찰을 이중, 삼중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경찰을 검찰이 견제하려면 제대로 된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패스트트랙 입법 과정에서도 참여연대의 목소리가 거의 안들렸다.
“역시 그 때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경찰개혁만 되면 여한이 없다고 했는데.
“법안 통과 과정에서 경찰 개혁의 일환인 자치경찰제 실시와 정보경찰 개혁이 사라졌다. 정보경찰 폐지는 수년째 변화가 없다.”
 
양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수사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과 범위, 방법을 제한한 것은 국민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참여연대와 내 생각은 98%가 동일하고 2%가 다른 것”이라며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 자체를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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