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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균열 조짐에···유승민 "지푸라기 잡는 사람은 익사"

중앙일보 2020.01.15 16:55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당대표단, 청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 [뉴스1]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당대표단, 청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 [뉴스1]

“홍수가 나서 떠내려갈 때 지푸라기를 잡는 사람은 전부 익사한다. 뗏목이나 큰 타이어를 잡는 사람은 살아난다. 아무리 홍수가 나도 우리(새로운보수당)가 중심을 잃으면 안 된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15일 당 연석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기로에 선 당내 불안 여론을 의식해 합심(合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새보수당의 창당 정신이 어디로 갔는지 없고, 통합 이야기뿐이라 혼란스러우셨을 것”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중심을 놓치지 말고 당이 왜 존재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당 11일째를 맞은 새보수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혁신 보수를 내세워 깃발을 세웠지만 한국당과의 협상, 합당, 공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기저기서 마찰음이 들린다. 이날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구상찬 전 의원 등 일부 원외 위원장들은 “일방적인 통합에 반대한다”며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에게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구 전 의원은 “현역 의원들 정신을 차려달라. 일방적인 합당 논의에 끌려가면 현역 의원들은 살지 몰라도 원외, 예비후보들은 다 죽는다”고 항의했고, 원외 위원장들은 박수를 쳤다고 한다. 
 
반면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모두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한다는 부분에선 똑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유 의원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7일 국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두 번째) 찾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 황 대표, 새로운보수당 하 대표, 정운천 의원. 임현동 기자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7일 국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두 번째) 찾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 황 대표, 새로운보수당 하 대표, 정운천 의원. 임현동 기자

이미 새보수당 내에서는 “유 의원의 생각과 당의 스텝(step)이 조금씩 엇갈린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13일만 해도 유 의원은 “한국당에 팔아먹으려고 새보수당을 만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같은날 하 대표는 한국당과의 공식 대화를 선언했다. 
 
“한국당과의 신당 창당을 서두르자”는 대다수 현역 의원들의 기류에 유 의원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승민계 인사는 “통합을 지나치게 서두르면 통합 이후 유 의원 운신이 폭이 좁아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통합 과정에서 유 의원을 뺀 7명의 현역 의원은 신당으로 넘어가고, 유 의원만 새보수당에 남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하 대표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 당은 함께 움직인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과 참석자들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새로운보수당 지상욱·정운천 의원,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박 위원장.[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과 참석자들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새로운보수당 지상욱·정운천 의원,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박 위원장.[연합뉴스]

이날 유 의원은 “한국당 중심으로 통합하고, 거기에 우리 숫자 몇 개 붙인 걸 새집 지었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이라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놓곤 “우리공화당과 통합하는 것이 정말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겠냐”고 했다. 
 
또한 하 대표는 이날 한국당에 “양당 간 협의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혁통위보다는 ‘일대일 협상’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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