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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허가제? 공산주의냐!" 부동산 이슈화 내심 반기는 한국당

중앙일보 2020.01.15 16:24
15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매매허가제 검토 발언에 자유한국당은 “공산주의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두고 부동산 이슈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남이 타깃"이라며 "대출규제, 거래질서 확립, 전세 제도와 공급 대책까지 모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강기정 수석 역시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이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김 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김 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매매허가제란 말 그대로 주택을 거래할 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을 원상회복하겠다.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크게 반발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이게 바로 공산주의다. 정부가 ‘부동산 빅브라더’처럼 전 국민을 감시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종석 의원도 “시장 원리대로, 수용과 공급의 원칙에 맡겨서 가야 한다”며 “이렇게 부동산 거래까지 허가제로 한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동산 정책이 광기를 띠기 시작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이 칼춤을 추겠다고 나서는 형국”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편 가르기를 하는 아주 나쁜 선전·선동”이라고 했다.  
 
이처럼 부동산이 정국 이슈로 부상하자 한국당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8ㆍ2대책과 9ㆍ13대책, 12ㆍ16대책 등 집값 안정을 위해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부동산 문제를 부각하는 것 자체가 ‘실정(失政)’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게 한국당의 판단인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때마다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부동산을 못 잡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부동산 이슈가 커질수록 현 정부의 무능력함만 부각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이 ‘증세’ 성격이 강해 유권자의 반감을 살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국당 정책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내놓는 거래세나 보유세, 공시지가 현실화 등은 모두 증세와 엮여 있다" 라며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증세를 해서 이겼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조만간 강남 아파트를 몰수해 무상 분배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판”이라며 “이참에 부동산을 고리로 총선 전선을 ‘시장경제 수호’ 대 ‘사회주의 세력’으로 짜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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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강 수석의 발언은 개인 생각을 말한 것일 뿐, 정책으로 반영되려면 더욱 정교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해명했다.
현일훈·윤정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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