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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랑 놀면 인생고장"…폭언한 초등교사 '녹음기'로 들통

중앙일보 2020.01.15 14:56
[뉴스1]

[뉴스1]

초등학생 3학년 아이에게 지속적인 폭언을 한 담임교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15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유남근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60)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최씨는 2018년 3월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에 전학온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공부시간에 책 넘기는 것도 안 배웠어", "구제불능", "바보짓하는 걸 자랑으로 안다" 등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애정결핍이라 이상한 짓 한다", "쟤는 항상 맛이 가 있다"는 등 폭언의 강도를 점점 더해가다가 급기야 "쟤랑 놀면 자기 인생만 고장난다"며 반 학생들에게 피해 아동과 어울리지 말라는 발언도 했다.
 
최씨의 이런 행위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키면서 처음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나이 어린 초등학생을 보호해야할 교사가 본분을 저버리고 피해학생에게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정서적 학대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최씨는 해당 녹취가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돼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녹취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담임교사인 최씨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법익을 방어할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의 부모는 최씨의 학대행위에 관해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녹음을 하게 된 것 "이라면서 "녹음자와 대화자(피해아동)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의 행위는 피해아동에게 상당한 모멸감 내지 수치심을 줄 수 있고, 담임교사인 최씨의 발언의 영향을 받아 급우들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를 비하하거나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비하하는 등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현저히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씨가 초범인 점,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벌금형으로 감형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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