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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목수가 처음 만든 장난감, 레고는 무슨 뜻일까요

중앙일보 2020.01.15 12:00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2)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브릭 아트에 매료돼 제주도에 브릭 아트 테마파크를 오픈했다. 장난감으로 여겨지던 브릭이 예술 소재가 될 수 있고,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재미있고도 놀라운 사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

 
놀라운 브릭 아트의 세계를 여행하기 전에, 먼저 브릭 아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개의 조각을 쌓거나 연결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완구를 블록 완구(Toy block), 혹은 브릭 완구(Toy brick)라고 합니다. 이 두 용어는 의미와 철자가 유사해 세계적으로도 함께 사용되고 있지요.
 
하지만 레고 브릭과 같이 STUD(결합을 위해 튀어나온 단추 모양의 돌기)로 정교하고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는 것은 브릭 완구, 쌓을 수는 있지만 결합할 수는 없는 것은 블록 완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브릭은 작은 ‘벽돌’을 의미하지만 블록은 ‘네모난 큰 사각 덩어리’ 혹은 ‘구역’이라는, 보다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블록 완구. [사진 pixabay, pxhere]

다양한 블록 완구. [사진 pixabay, pxhere]

 

브릭 완구는 어린아이도 쉽게 쌓을 수 있는 간단한 블록에서부터 아주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고 정교한 브릭까지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재료도 플라스틱, 목재, 철재, 고무 등으로 다양합니다. 한국의 옥스포드, 캐나다의 메가블록, 폴란드의 코비블록, 일본의 나노블록처럼 브랜드도 국가별로 나와 있습니다.
 
브릭 완구. [사진 레고닷컴]

브릭 완구. [사진 레고닷컴]

 
그중 1958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레고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인생의 첫 브릭 완구도 레고사의 제품이었죠. 레고의 창업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 얀센은 원래 주택 건축과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목수였습니다. 1932년에 대공황으로 목수 일이 어려워지자 집을 만드는 일 대신 목재로 장난감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플라스틱 장난감의 시대가 도래하자 그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플라스틱 브릭 완구를 개발합니다. 조립과 해체의 반복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는 이 브릭 완구의 이름을 ‘레고’라고 지었습니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dt)’라는 말을 줄인 단어인데요, 그 뜻은 ‘잘 놀다’입니다.

 
덴마크 레고하우스에 전시되어 있는 1950년대에 출시된 레고 제품. [사진 브릭캠퍼스]

덴마크 레고하우스에 전시되어 있는 1950년대에 출시된 레고 제품. [사진 브릭캠퍼스]

 
많은 연구와 개발을 통해 생산되고 있는 레고 브릭의 우수함 덕분에 브릭이 장난감을 넘어서 예술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브릭 아트를 레고 아트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브릭 완구 회사들 또한 고객이 자사의 브릭을 레고 브릭과 함께 조립할 수 있도록 레고 브릭의 규격과 동일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미 레고 브릭의 규격이 세계의 표준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레고 브릭과 호환되는 모든 브랜드의 블록 완구 혹은 브릭 완구를 모두 ‘브릭’이라고 부릅니다. 레고 브릭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스로 조립하며 놀이하는 즐거움을 전해준 세계 최고의 완구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브릭캠퍼스 플레이존에서 어린이들이 브릭을 가지고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사진 브릭캠퍼스]

 
그런데 이 레고 브릭을 단순한 완구가 아닌 ‘훌륭한 예술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브릭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을 브릭 아티스트라고 부릅니다. 브릭 창작가 혹은 브릭 작가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렇게 브릭은 멋진 예술 작품의 재료로도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세계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임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아마추어 아티스트로 말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티스트가 존재하는 분야가 바로 브릭 아트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브릭은 세계 어느 집에서나 흔히 찾을 수 있는 예술 재료입니다.
 
LEGO Certified Professional 로고.

LEGO Certified Professional 로고.

이탈리아의 LCP Ricardo Zangelmi이 작품 앞에서 웃고 있다. [사진 레고닷컴]

이탈리아의 LCP Ricardo Zangelmi이 작품 앞에서 웃고 있다. [사진 레고닷컴]

대한민국 최초의 LCP 김성완 작가가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 하비앤토이]

대한민국 최초의 LCP 김성완 작가가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 하비앤토이]



국내에도 많은 브릭 아티스트가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동호회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여는데 최근에는 해마다 대규모 브릭 아트 전시회를 개최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있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릭 아티스트는 자신의 창작품만으로 근사한 전시회를 열기도 한답니다.
 
이런 브릭 아티스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를 ‘LCP’라고 부릅니다. LCP란 ‘LEGO® Certified Professional’이라는 뜻으로 LEGO®가 인정한 공인 창작가를 말하는데요, 세계적으로 스무 명이 넘지 않습니다. 그만큼 LCP로 공인받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랑스럽게도 우리 한국에는 두 명의 LCP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곧 저의 칼럼에서 상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브릭과 브릭 아트에 대하여 기본적인 설명해 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브릭 아트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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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기 장현기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필진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 전시, 콘서트, 뮤지컬 등 라이브 콘텐츠의 프로듀서이자 연출가. 20여년간 수백 편의 라이브 콘서트, 쇼, 뮤지컬, 전시 등을 제작 연출했다. 2014년부터 전시 기획자로 변신하여 활동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브릭 아트에 매료되어 4년간의 준비 끝에 세계 최초의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를 오픈, 현재 제주와 서울에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장난감으로 여겨지던 브릭이 최고의 예술 소재가 될 수 있고,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재미있고도 놀라운 사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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