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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말라"하자 "기억력 나빠"···임은정 인사거래 진실공방

중앙일보 2020.01.15 11:59
경찰청 국감에서 답변하는 임은정 부장검사 [연합뉴스]

경찰청 국감에서 답변하는 임은정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46·사법연수원30기)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검찰 고위 관계자로부터 '인사거래'를 제안받았다”는 자신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법연수원 동기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부장검사를 반박하고 나섰다. 두 사람의 진실공방에 하루 새 140여개의 동료 검사 댓글이 검찰 내부통신망에 달리기도 했다.  

 

발단

 
계기는 임 부장검사는 지난 5일 쓴 한 언론 기고문 내용이다. 임 부장검사는 이 글에서 ‘자신에게 검찰 고위 간부들이 부당한 인사거래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그는 ‘2018년 2월 검찰총장의 특사를 자처한 한 검찰 간부가 서지현 검사의 미투 사건 참고인이라 부득이하게 승진을 못 시켰다며 양해를 구하고,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승진을 운운하며 느닷없이 해외연수를 권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 무렵에는 ‘한 법무부 간부가 감찰담당관실 인사 발령을 위한 조건으로 ▶SNS 활동 중단 ▶신문 칼럼 연재 중단 ▶ 전·현직 검찰간부들에 대한 고발 취하 등을 내걸었다‘고 했다.

 

반박

[연합뉴스]

[연합뉴스]

 
임 부장검사가 주장하는 '인사거래' 자리에 동석한 정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유학이 '힐링'이자 재충전의 기회라고만 생각했지 누군가는 그걸 '유배'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며 “설령 그럴 마음이 있었다고 해도 싫다는 사람을 강제로 유학 보낼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 자리에서 아무도 너에게 진지하게 자리를 제안하거나 약속한 일은 없었다”며 “심지어 검사 인사는 대검이나 중앙지검에서 하는 게 아니라 법무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침묵하는 다수 동료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외부에 피력하며 조직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내용이 진실 되고 구성원 다수가 동의할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적어도 팩트와 개인적 감상을 구분하고 내부적인 소통을 해 가면서 검찰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재반박

이에 임 부장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부장이 당시 주의 깊게 안 들었다고 하기엔 관련 대화가 너무 길어 못 들었을리 없다"며 "기억을 못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저만큼 기억력이 좋다고 할 수는 없고 남 일이기도 하니 기억을 못하는 걸로 선해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시 오간 대화를 요약하며 “시끄러운 사람 해외로 보내려는 의사가 노골적이었고, 동기들이 2회째 근무 중인 부산지검 여조부장 후임 자리가 먹음직스러운 거래 조건인 양 내밀어 모욕적이었다”고 전했다.

 
또 당시 인사를 제안한 인물로 지목된 소윤(윤대진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을 두고 “검찰 최고 실세로 부상해 검찰 인사를 지속적으로 좌우했음은 공지의 사실”이라며 “1차장에 불과한 소윤이 어떻게 인사 이야기를 할 수 있냐는 취지의 원칙론적인 반론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SNS캡처]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SNS캡처]

반응

 
두 사람의 설전에 동료, 선후배 검사들의 댓글은 140개가 넘게 달렸다. 이들 중 대다수는 ‘진심으로 후배를 위한다면 언론에 보다 신중하게 글을 써 주면 좋겠다’며 임 부장검사를 비판하는 취지였다. 심지어 이러한 비판 취지에 동조하는 댓글에 매겨진 릴레이 번호가 130번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이던 박철완(47·27기) 부산고검 검사는 “각자가 심중에 꾹꾹 눌러 누었던 생각을 동료 상호간에 확인하고, 임 부장에게 확인시켜 주는 꼭 필요한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임은정 누구?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 가장 유명한 강성 개혁론자다. 내부망 의견 게시, 언론 인터뷰, 신문 기고, SNS 활동 등을 통해 꾸준히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재임 당시 '검찰 개혁을 위해 의견을 경청하라'며 임 부장검사를 특정하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비리를 은폐했다며 최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수뇌부를 경찰에 고발했다. ‘조국 파문’에 대해서도 조 장관이 아닌 검찰의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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