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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까지 평균 1.5년..폐동맥고혈압, 조기 진단 길 열렸다

중앙일보 2020.01.14 14:04
폐에 발생하는 고혈압인 폐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진단까지 평균 1년 반씩 걸리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염증반응 시각화 진단기법 개발
“발병 여부 조기에 찾아내 치료 개선 기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ㆍ박준빈 교수와 핵의학과 팽진철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염증반응을 평가해 조기 진단에 기여할 분자영상 분석기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과학정보통신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고, 미국 흉부의학 학술지 ‘AJRCCM’에 실렸다.
 
폐동맥고혈압은 우심실에서 폐로 연결되는 폐동맥의 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국내 1500~2000명 가량이 폐동맥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진단이 매우 까다롭고 치료가 어려워 난치질환으로 불린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을 정확히 진단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5년이라고 한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고혈압보다 치명적이다. 
 
연구팀은 “폐동맥고혈압의 주요 증상은 숨 가쁨과 어지러움 등이다. 일상에서 비교적 흔한 현상이라 그냥 넘어가거나 다른 질환이라 여기기 쉽다”며 “이런 이유로 환자가 확진 받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식세포의 침윤을 포함한 비정상 염증반응은 폐동맥 고혈압의 주요 기전 중 하나이다. 그림처럼 대식세포 침윤정도를 색깔로 표시할 수 있어 발병여부나 진행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서울대병원]

대식세포의 침윤을 포함한 비정상 염증반응은 폐동맥 고혈압의 주요 기전 중 하나이다. 그림처럼 대식세포 침윤정도를 색깔로 표시할 수 있어 발병여부나 진행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혈액이 심장에서 폐로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아 호흡곤란이나 심부전,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에 주목한 것은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폐혈관에 나타나는 염증반응이었다. 염증반응을 영상으로 시각화, 수치화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의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증명했다. 염증반응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의 침윤 정도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방사선 표지자를 만들어 체내에 주입했고, 이후 양전자단층촬영(PET)를 통해 대식세포의 침윤이 심할수록 이 표지자의 발현이 증가한단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표지자를 활용해 폐동맥고혈압에 동반하는 염증반응을 색으로 표시한 것”이라며 “실제 임상시험 결과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색 발현이 확연히 높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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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폐동맥고혈압의 진단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고비용에다가 몸 속에 와이어를 집어넣는 심도자 검사가 필요했다”며 “새로 개발한 영상기법은 비침습적 방식으로 기존의 심도자검사에 비해 간단한 만큼 진단 시기를 앞당기고 치료경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빈 교수는 “현행 폐동맥고혈압 치료반응평가는 복잡할 뿐 아니라 불확실한 경우가 있다”며 “분자영상기법을 활용한 치료반응평가가 새로운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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