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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팬, 엑소 도경수 복무중인 맹호부대에 선물…’매국노’ 비판한 중국

중앙일보 2020.01.14 12:24
엑소 멤버 겸 배우인 도경수의 생일 선물 문제로 13일 하루 중국 인터넷 공간이 시끌벅적 뜨거웠다. 도경수는 지난해 7월 입대해 현재 군 복무 중인데 1월 12일로 한국 나이 28세 생일을 맞았다.  
 

입대한 엑소 멤버 도경수가 12일 생일 맞자
중국 내 팬클럽서 ‘곰신택배’ 선물로 보내
“조국이 부르면 맹호는 간다”는 응원 문구에
도경수 전우 50명에게도 겨울용품 선물해
중국선 “한국군대에 물자 보낸 매국노” 비판

가수 겸 배우인 도경수의 중국 팬들이 12일 생일을 맞은 도경수를 위해 준비한 선물에서 "조국이 부르면 맹호는 간다"는 응원 문구를 적었는데 이 문구가 중국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가수 겸 배우인 도경수의 중국 팬들이 12일 생일을 맞은 도경수를 위해 준비한 선물에서 "조국이 부르면 맹호는 간다"는 응원 문구를 적었는데 이 문구가 중국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환구망(環球网)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도경수 팬클럽에서 생일 선물을 준비했다. 이들은 “한국에선 남자가 군대에 가면 여자친구는 그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곰신택배’(군대 간 남자 친구에게 여자 친구가 보내는 선물)를 준비한다. 우리도 도경수에게 ‘곰신택배’를 보내 응원하자”고 취지를 밝혔다.
 
또 “도경수가 지난 2016년 비싼 생일선물은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으니 간단한 겨울철 필수품을 보낸다”며 “바셀린과 동상 연고, 타박상 연고, 정관장 드링크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엑소 멤버 도경수가 12일 생일을 맞자 중국 내 일부 도경수 팬들이 생일 선물을 보낸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환구망 캡처]

엑소 멤버 도경수가 12일 생일을 맞자 중국 내 일부 도경수 팬들이 생일 선물을 보낸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환구망 캡처]

 
생일 선물 준비 과정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군대에 보내는 물품은 엄격한 규정이 있어 준비 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웠고 생일보다 빨리 보내려다 보니 시간과의 싸움도 벌여야 했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충심으로 도경수의 28세 생일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한데 일부 중국 네티즌의 반감을 사는 문제가 발생했다.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도경수에게만 생일 선물을 보내는 게 아니라 도와 함께 복무하는 전우를 위해 50개의 겨울철 용품을 함께 보낸다고 밝힌 것이다.다른 하나는 이들이 선물과 함께 보내는 일부 ‘응원 메시지’였다. “조국이 부르면 맹호는 간다”는 문구가 적혔다. 도경수가 소속된 부대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으로 ‘맹호부대’로도 불리는데 이에 착안한 응원 구호였다.
 
엑소 멤버 도경수의 중국 팬들은 12일 생일을 맞은 도는 물론 그의 맹호부대 전우 50명에게도 선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엑소 멤버 도경수의 중국 팬들은 12일 생일을 맞은 도는 물론 그의 맹호부대 전우 50명에게도 선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이 같은 도경수 팬클럽의 생일 선물 보내기에 일부 팬은 “반드시 건강하라” “부대 동기의 반응이 궁금하다”와 같은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점차 개탄을 넘어 비난의 댓글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맙소사. 도경수의 일부 중국팬 행태가 중국 네티즌의 판단력을 잃게 하는 등 참 놀랍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개인을 응원하는 건 좋은데 한국 군대를 응원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게 아닌가”라고 적었다.이어 “너희는 나라를 지키는 중국 군인에게 선물을 보낸 적이 있나. 한국은 매일 중국을 엿보고 있는데 너희는 그런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 지지를 보내는 거냐”와 같은 비판 글이 떴다.
 
중국의 일부 누리꾼은 도경수의 중국 팬들이 군 복무중인 도경수를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과 문구에 대해 "중국 군인에겐 선물을 보낸 적이 있나"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의 일부 누리꾼은 도경수의 중국 팬들이 군 복무중인 도경수를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과 문구에 대해 "중국 군인에겐 선물을 보낸 적이 있나"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그래도 이 정도는 약과다. “군대 간 우리 형들은 고생고생하며 국토를 수호하고 있는데 한국 군대에 물자를 보낸다니 도대체 스타를 좇다가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에서 마침내 “중국 공민이 한국 군대에 물자를 제공하는 건 매국노다”란 비판이 올라왔다.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내 공식 도경수 팬클럽을 자처하는 곳에서 도경수에게 생일 선물을 보낸 도경수 팬들이 중국의 전체 도경수 팬클럽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이들은 “도경수 중국 팬클럽은 영원히 중국을 첫 번째 위치에 놓고 있다”며 “일부 도경수 팬이 한국에 보낸 선물 가격의 두 배에 해당하는 1만 위안 가치의 물자를 중국 자선조직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도경수 생일 선물 논쟁은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 해제가 여전히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게 한다. 중국에 한류 팬이 많긴 하지만,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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