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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소믈리에가 만든 차(茶) 칵테일…요즘 핫템은 '커피' 아니라 '차'

중앙일보 2020.01.14 05:00
와인 바가 아닌 티 바(tea bar)에 앉아 차를 즐기고, 은은한 조명 아래 재즈 음악을 들으며 차(茶)로 만든 칵테일을 마신다. 트렌드에 빠른 호텔 업계가 차에 ‘특별함’을 더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어울리는 차와 먹을 거리를 특별히 매칭한 음식 구성도 따로 준비했다. 요즘 핫템인 '차'는 차와 디저트를 함께 서빙했던 '애프터 눈 티 세트' 정도에서 훌쩍 진화했다. 
 

차 개발한 티소믈리에가 직접 서빙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티소믈리에 강다희(30, 가운데)씨가 비타민 블랙 티를 선보이고 있다. 오른쪽 남성이 마시는 차는 말차 플럼.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티소믈리에 강다희(30, 가운데)씨가 비타민 블랙 티를 선보이고 있다. 오른쪽 남성이 마시는 차는 말차 플럼.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 내 레스토랑 ‘라운지 앤 바’에선 특별한 차 서빙이 이뤄진다. ‘비타민 블랙 티’를 주문하면 지난 1년에 걸쳐 이 차를 개발한 '티 소믈리에' 강다희(30)씨가 직접 서빙한다. 다식으로 초콜릿과 캐러멜 모니카가 함께 제공된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다즐링 차에 유자와 레몬을 더했습니다. 추운 겨울 피로 회복에 좋아요.” 차와 함께 곁들이는 차 소개는 덤이다. 강씨는 말차와 매실로 만든 시원한 차인 ‘말차 플럼’도 개발했다. 증편과 주악 등 한식 다식이 함께 나온다.   
 
이 두 가지 차는 저녁엔 칵테일로 변신한다. ‘말차플럼 티 칵테일’은 말차의 맛과 향이 어우러지는 ‘허브 리큐르 베네딕틴 돔’(아르니카, 알로에 등 27가지 허브와 향신료를 각각 증류해 브렌딩한 술)을 가미했다. ‘비타민 블랙 티 칵테일’은 오렌지 향이 나는 버번 위스키와 꿀을 더한 핫 토디(원기 회복이나 감기 예방을 위해 마시는 따뜻한 칵테일)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티소믈리에 강다희(30)가 비타민 블랙 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티소믈리에 강다희(30)가 비타민 블랙 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강 씨를 포함해 웨스틴조선 호텔 직원 3명은 지난해 한국 티 소믈리에 연구원에서 자격증을 땄다. 티 소믈리에는 다양한 차의 역사와 특징을 공부하고 고객에게 어울리는 차를 소개하는 전문가다. 자격증 취득에 따른 비용 등은 호텔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이후 자비를 들여 심화 과정인 티 소믈리에 어드밴스드 과정까지 이수해 자격증을 땄다.  
 
이들은 모둠회나 스시에 특별히 어울리는 차도 제안한다. 호텔 내 일식당 스시조는 ‘카오리 스페셜 티’ 페어링을 조만간 봄 메뉴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중식당 ‘홍연’은 민남우롱, 금준미, 6년숙차 등을 우려낸 시그니처 티 ‘홍연담다’를 포함해 다양한 메뉴와 페어링되는 차 7가지를 선보인다.
 
이희종 웨스틴조선호텔 식음팀장은 “최근 건강에 관심이 높아져 차를 찾는 고객들도 많아지면서 각 업장별 메뉴와 어울리는 차를 선보이기 위해 티 소믈리에를 양성해 차를 직접 개발했다”며 “업장별로 다양한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 바에서 따뜻한 차 한잔

파라다이스시티의 로비 라운지에 마련된 티 바.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시티의 로비 라운지에 마련된 티 바.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의 로비라운지 ‘라운지 파라다이스’는 티 바(Tea Bar)에서 6종류의 21가지 차 메뉴를 선보인다. 백차 중 최고급인 ‘백호은침’을 비롯해 우롱차의 일종으로 일본인과 중국인이 즐겨찾는 ‘철관음’,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동방의 미인과 같다’고 한 대만의 우롱차 ‘동방미인’이 대표적이다.  
 
애프터눈 티 세트 메뉴는 요일별로 달라지는 샌드위치와 스콘, 케이크, 디저트 등과 다양한 조합을 자랑한다.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딤섬도 함께 제공한다. 예쁜 색감과 담음새 때문에 소셜미디어(SNS) 인증샷으로도 인기다.
 
JW메리어트 서울은 일식당 타마유라 입구를 ‘티 바’로 꾸몄다. 나무와 돌로 꾸민 티 바는 일본 교토의 기온거리 느낌을 재현했다. 차를 우리거나 볶을 때 발생하는 차 향이 티 바를 가득 메운다. 차분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티 스페셜리스트가 정통 다도를 통해 따라주는 차를 한 잔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차 역사·예절 배우는 티 클래스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Tamayura) 입구에 꾸며진 ‘티 바’. [사진 JW메리어트서울]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Tamayura) 입구에 꾸며진 ‘티 바’. [사진 JW메리어트서울]

타마유라는 일본 전통차와 다도를 깊이 배울 수 있는 ‘티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은 매월 4회, 오후 2시와 오후 6시에 각각 2시간씩 6명 소수 정예로만 진행된다. 티 스페셜리스트가 전통 다도를 시연하고 일본 차의 역사와 특징 등을 알려준다.   
 
특히 다도를 통해 17세기부터 차를 재배해온 가문인 교토 나카이세이차 바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교쿠로, 센차, 호지차 등 티 스페셜리스트가 엄선한 차를 시음한다. 타마유라의 사토 히로히토 셰프가 직접 만든 화과자와 함께 페어링하며 맛볼 수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도 1월부터 카페 르 살롱의 ‘애프터눈 티세트와 함께하는 티 클래스’를 진행한다. 티소믈리에를 초청해 애프터눈 티세트의 역사, 유럽의 차 문화와 에티켓을 비롯해 애프터눈 티 세트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여기서만 마셔요” 독자 개발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렌드. [사진 서울신라호텔]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렌드. [사진 서울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은 이곳서만 맛볼 수 있는 ‘티 메이커스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렌드’를 내놨다. 지난 2010년 출시된 영국의 신생 차 브랜드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Tea Makers of London)’을 최초로 들여오면서 독자적으로 블렌딩해 개발한 제품이다. 과일 향에 대추와 생강 등을 첨가해 한국적 특색을 살렸다. 이 차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서울신라호텔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한때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5월부터는 제주신라호텔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신라호텔은 스페셜 신라 블렌드를 포함해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의 차 5종을 판매 중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특급호텔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일상에서도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신라호텔의 PB상품 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스타 셰프·티소믈리에 앞세운 ‘시그니처 티’  

유명 티 브랜드 메르시보니의 티소믈리에 임보은 대표가 독자 개발한 스페셜 시그니처 티와 함께 ‘오! 마이 베리(OH! MY BERRY)’ 딸기 애프터눈 티. [사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

유명 티 브랜드 메르시보니의 티소믈리에 임보은 대표가 독자 개발한 스페셜 시그니처 티와 함께 ‘오! 마이 베리(OH! MY BERRY)’ 딸기 애프터눈 티. [사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

스타 셰프나 티 소믈리에를 앞세워 ‘스페셜 시그니처 티’를 운영 중인 곳도 있다. 잠실 시그니엘서울은 프랑스 요리계의 황태자로 불리는 미슐랭 3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가 블렌딩한 ‘로열 티’를 내세웠다. 홍차와 시나몬을 조합한 후발효차로, 호텔 내 79층 레스토랑 ‘더 라운지’에서 판매 1, 2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강남은 유명 티 브랜드 메르시보니의 티 소믈리에 임보은 대표가 독자 개발한 스페셜 시그니처 티와 함께 ‘오! 마이 베리’ 딸기 애프터눈 티를 판매한다. 쉐라톤 서울 팰리스 강남호텔은 객실 숙박에 여러 상을 수상한 차 ‘큐앤리브즈(Kew&Leaves)’ 등이 포함된 ‘스윗 드림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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