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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검찰권 절제”…울산·조국사건 피의자들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연기 요청

중앙일보 2020.01.14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대상자들의 부임일인 13일에도 검찰 개혁 당위성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취임사에서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돼야 한다”며 “검찰 개혁 요구에 적극 동참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특히 “중앙지검 수사 역량을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뿐 아니라 민생 사건에도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저녁 기습 발표된 인지 수사 부서 축소 방안을 예고했던 셈이다.
 

“이번 수사팀만 넘기자 공감대”
대검 과장 “정권 시녀 만드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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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발도 이어졌다. 정희도(55·31기) 대검 감찰2과장(부장검사)은 내부통신망에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이며 가짜 검찰 개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인사위원회 심의를 30분 앞두고 인사안의 내용도 모르는 검찰총장을 불러 의견을 개진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에 해당하는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청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만약 중간 간부에 대해서도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는 불공정 인사’를 한다면, 추 장관의 검찰 개혁은 검찰을 특정 세력에게만 충성하게 하는 ‘가짜 검찰 개혁’”이라며 “불공정 인사는 검찰을 다시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전북대 사대부고를 졸업한 호남 출신 검사다.
 
한편 추 장관 취임 직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중앙지검 내 주요 사건 피의자와 참고인 수십 명이 무더기로 수사 연기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변호사 업계에 ‘이번 수사팀만 넘기고 인사 물갈이가 완료된 뒤 수사를 받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김수민·박사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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