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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사실상 3원칙 수용…하태경 “대화 시작하겠다”

중앙일보 2020.01.14 00:03 종합 12면 지면보기
통합의 기로에 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13일 대화의 문을 열어젖혔다. 4·15 총선을 93일 앞두고서다. 두 당의 물밑 대화는 꾸준히 있었지만 공식 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건 처음이다.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던 두 당의 통합 시계는 새보수당 창당(5일)→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출범(9일)→공식 대화 시작(13일)으로 빠르게 돌고 있다.
 

황 대표 “혁통위 통합 6대 원칙에
새보수당이 요구한 내용 반영”
통합 방식, 혁통위 역할 이견 여전

긍정의 신호는 한국당에서 먼저 나왔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혁통위에서 저희도 동의한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여기엔 새보수당의 요구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 차원에서 6대 원칙을 공유하고 동의하는 절차도 가졌다고 한다. 앞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제시한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아니지만 간접 수용 의사를 밝힌 셈이다. 6대 원칙은 ▶혁신·통합 ▶자유·공정 추구 ▶모든 반문(反文) 세력 대통합 ▶ 청년의 마음을 담을 통합 ▶탄핵 문제가 총선의 장애물 돼선 안 됨 ▶새 정당 결성 등이다.
 
새보수당도 이를 사실상의 수용으로 받아들였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혁신 통합으로 한걸음 전진한 것으로 평가한다.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가 이왕 수용할걸 화끈하게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내용적으론 반영됐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하 대표는 “통합 대상은 한국당뿐”이라는 말을 세 차례 반복했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짜놓은 ‘혁통위 프레임’, 즉 중도·보수 대통합이 아닌 ‘당 대 당’ 통합에 나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전했다.
 
3원칙 수용 여부로 삐걱거렸던 두 당은 일단 한 고비를 넘었다.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양당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등 현 정부의 독주에 대한 보수 진영의 불안감이 양당을 압박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당장 무엇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인가를 두고 양당은 견해차를 보인다. 새보수당은 당장 ‘신당 창당’ 논의에 나서자고 주장하지만 한국당은 창당보다는 통합을 위한 교통정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하려면 양당의 당헌·당규 등도 손봐야 하고 논의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국당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통합 시너지를 낼 것인가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공천 방식도 예민하다. 여론조사 방식과 전략공천 지역 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손국희·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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