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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국회 통과···검찰만 있던 수사종결권, 경찰에 줬다

중앙일보 2020.01.13 20:25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13일 저녁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검찰은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는 공식 반응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대검찰청은 이날 “수사권조정에 관한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다"며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형사법집행에 관한 검찰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에 충실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를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르자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반응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함께 검찰개혁과 관련한 양대 법안으로 꼽힌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4+1 협의체가 합의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자체적인 수사 종결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법은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검사가 사건을 종결(기소·불기소)하도록 해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사건만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은 자체 종결해도 된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종결 이후 90일간 사건을 검토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사실상 제한이 없었던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도 제한된다. 기존 형사소송법 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중요범죄 및 경찰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범한 범죄’ 등으로 제한했다. 법에는 검경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 관계여야 한다’고 명시됐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의 기재내용이 실제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이면 이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다. 반면 이번에 통과된 조정안은 피고인 측이 “기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 법정에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없어진다.

 
수사권 조정 법안은 공포 6개월 뒤 대통령령으로 시행 시점을 정하도록 해 올해 안에는 시행될 예정이다. 검사 피신조서 능력 제한은 별도 규정을 둬 향후 4년 내 대통령령에 따라 시행될 수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 통제 장치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현직 검사는 “통과된 조정안은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수사권 조정안에는 정보 경찰의 부작용이나 전면적 자치경찰제 시행 문제 등 경찰 권한을 분산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도 “경찰 수사 후 검사가 한 번 더 짚어주는 것이 경찰만 보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지 않나”며 “경찰의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도 인권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완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도 “현재는 경찰이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해서 검사가 경찰을 통제·감시를 할 수 있는데 조정안은 경찰에 대한 통제와 감시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릴 것”이라며 “기소·불기소 판단 주체를 검사에서 경감이나 경위로 낮추는 게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검찰 반발에 경찰 측은 “검찰이 ‘절대 선’이라는 우월적 사고를 바탕으로 펴는 주장으로, ‘경찰은 마치 검찰의 강력한 지휘를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한정치산자 같은 존재’라는 불순한 주장”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조정안은 검사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대신 ‘사건 경합 시 검사 우선권’, ‘송치사건 보완수사 요구권’ 등 경찰에 대한 검사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정 65년만에 선진 형사법체계로 진입하는 매우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며 “경찰 수사에 대한 참여와 감시를 확대하고,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내·외부 통제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법무부도 “경찰과 협력적 관계를 정립해 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치가 바로 서는 사법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상‧박태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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