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로 근육 치료한다고?…스마트벨트 웰트, '글로벌 디지털치료 동맹' 가입했다

중앙일보 2020.01.13 18:23

IT로 만성질환 잡을 수 있을까 

웰트는 지난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 낙상방지 벨트와 디지털 치료제를 중심으로 부스를 열었다. [사진 웰트]

웰트는 지난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 낙상방지 벨트와 디지털 치료제를 중심으로 부스를 열었다. [사진 웰트]

 
살과 뼈로 이뤄진 사람의 몸을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 코딩으로 고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그렇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IT 신약’으로 불리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산업에 글로벌 제약사부터 IT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속속 가세하면서다.  

웰트 강성지 대표 인터뷰

지난 10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0에선 디지털 치료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135개 기업이 관련 부스를 차렸다. 전년보다 25% 늘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20.5% 성장해 86.5억 달러(약 10조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스마트벨트 개발사 웰트는 이 시장에 공 들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최근 웰트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만든 비영리 협의체 '디지털 치료 동맹(DTAㆍDigital Therapeutics Alliance)'에 가입 승인을 받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지난 6일 강성지(35) 웰트 대표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공유 오피스에서 만나 ‘디지털 치료’가 실제 가능한지 물었다. 의사 출신인 강 대표는 2016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웰트를 창업했다.  
 

건강관리를 넘어 치료의 영역으로 확장

강성지 웰트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만성질환, 약물 중독 치료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강성지 웰트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만성질환, 약물 중독 치료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디지털 치료제 개념이 생소하다.  
“약은 약인데 그 매개체가 디지털일 뿐이다. 환자한테 처방했을 때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임상을 통해 검증됐단 얘기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하면 정말로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는, 그런 소프트웨어가 디지털 치료제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행동에 개입하듯, 환자가 자발적으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게, 마치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프로그램이다.”
 
헬스케어(건강관리) 앱은 많지 않나.
“걸음 수를 세서 운동을 시키고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했는지 관리해 주는 식의 범용 앱은 많다. 디지털 치료제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질병에 대한 타깃형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범용 앱의 코치대로 운동하면 혈압이 올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의료진이 해당 질병의 특성에 맞게 운동요법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고안해 IT기술과 결합시켜야 실제 치료효과가 생긴다.”
 

ADHD 게임으로 치료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디지철 치료제 리셋(reSET)의 홈페이지. 리셋은 마리화나 등 마약중독, 리셋 오는 아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사진 리셋 홈페이지 캡처]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디지철 치료제 리셋(reSET)의 홈페이지. 리셋은 마리화나 등 마약중독, 리셋 오는 아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사진 리셋 홈페이지 캡처]

 
현재 처방되는 디지털 치료제가 있나.
“국내는 없지만 미국에는 있다. 피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리셋(reSET)이 2017년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 치료용 소프트웨어로 승인을 받았다. 마약 및 알코올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다. 자꾸 마리화나·코카인 등을 찾는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 방식을 적용해 마약을 끊는 확률을 높였다. 임상시험 결과 기존 의약품 대비 20%가량 치료 효능이 개선됐다고 한다. 아편 중독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인 ‘리셋오’도 FDA 승인을 받았다. 볼른티스(Voluntis)가 개발한 암 환자의 자가 증상관리 시스템 ‘올리나’도 지난해 8월 FDA 승인을 받았다.”
 
어떤 병에 적용되나.
“일반 약으로는 관리만 할 뿐 치료는 되지 않는 질병이 많다. 중독 질환, 대사 증후군 같은 만성질환 등 실제 약으로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는 분야가 주요 대상이다. 아동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ADHD)을 치료하는 게임을 개발해 FDA 심사가 진행 중인 아킬리가 그런 예다. 게임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특화된 기술이어서 치료와 연결이 잘 된다.”
 
디지털 치료제 제품, 어떤게 가능할까?. 그래픽=신재민 기자

디지털 치료제 제품, 어떤게 가능할까?. 그래픽=신재민 기자

 
웰트의 디지털 치료제는 어떤 약인가.  
“근육이 줄어 낙상과 골절을 유발하는 근감소증은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효과적으로 근육이 붙게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밸트 등 여러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신체 상태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이 자기 몸에 최적화된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FDA 승인은 2~3년 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 동맹(DTA)에 가입했다.
“아킬리, 피어 테라퓨틱스 등 선도적인 디지털 치료제 관련 기업 30여 곳이 2017년 만든 비영리 협의 단체다. 새로운 산업 분야라 관련 글로벌 기준을 만들고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한데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가입이 승인됐다. 직접 미국에 가서 DTA에 우리 사업을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디지털 치료제 핵심 그룹 안에 들어간 의미가 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