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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대 미사 "비바 일 파파" 환호|65만명 "성체 안 한 몸" 집단 영성체

중앙일보 1989.10.09 00:00 종합 13면 지면보기
성체대회의 결정을 이룬 8일 여의도 행사는 1부 미사일 전행사, 제2부 장엄미사, 제3부 퇴장의 순서로 진행됐다.

제1부는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상징하는 마흔 네 번의 징 소리와 한반도에서 성체대회가 열림을 기리기 위해 북·장구·징·꽹과리 네 가지 악기로 놀이판을 벌이는 사물놀이 연주녹음이 울리는 가운데 시작됐다.

각종행사 이모저모

오전9시15분 입장한 사제단은 성체 대회기. 태극기. 교황기를 행렬의 선두에 세우고 들어 왔다.

○…이날 제단에 모셔진 십자가는 베드로 성전 안에 보관되었던 높이 3.8m, 무게30㎏의 대형나무십자가로 공산권을 비롯하여 유럽 여러 나라 . 남미를 두루 옮겨 다녔고 동양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의도 미시의 제단은 가로63m. 세로54m. 높이9.6m 규모로 4단계로 조립되어 2천여명의 사제단이 그 위에 올랐다.

제단 옆쪽에 마련된 성가대 자리에는 성체대회 전례특별위원회가 선정한18개본당 8백 50명이 장엄한 한창을 들려주었다.

○…교황이 여의도 광장에 도착하자 새벽4시부터 입장하여 장엄미사에 참석한 65만 신자들은 일제히「교황님 만세」「비바 일 파파」「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를 외쳤다. 사회자는 「교황이 지난 5월 8일로 만69세 생신을 지냈습니다. 그야말로 칠순 노인인데도 이렇게 우리와 함께 평화를 노래하기 위해 찾아오셨다』고 다시 한번 「교황님 만세」를 유도.

○…장엄 미사 때 한국 가톨릭이 사랑의 실천을 위해 벌여 온 「한 마음 한 몸 운동」의 결실이 봉헌됐다. 봉헌내용은 4만 5천여명이 헌혈한 6백만cc의 혈액, 헌금, 헌미, 10억원, 결연 2천여건, 입양547가정, 안구. 장기 기증 서약 2천2백건 등이다.

○…대미사의 신 기도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독?. 한국의 신도가「선교회를 위해」「세계 평야를 위해」「위정자를 위해」「가정을 위해」「우리 자신을 위해」각각 바쳐졌다.

○…미사 중 하이라이트는 65만 신도 모두에게 밀떡을 일일이 나누어주는 성찬식 순서

제단위에 있던 1천여명의 내. 외국 신부 등 성직자들이 단에서 내려와 성합(밀떡 그릇)을 들고 신도들 앞줄에 늘어서는 데만 20분이 걸렸다.

성직자들은 미세 한복을 입은 여신도들이 바쳐주는 푸른색 줄무늬의 파라솔을 쓰고 신도들 사이로 들어가 빠짐 없이 밀떡을 나누어주면서『샬롬(평안)』『찬미 예수』를 말하면 신도들은 『아멘』으로 회답하고 기도를 했다. 여의도 광장 남북 단을 잇는 1㎞가량의 파라솔 행렬이 신도후미에 이르기까지 65만 신도 전부가 참여하는 성찬의식의 장관이 계속됐다.

○…교황이 뗘난 뒤 신도 3백여명은 교황이 미사를 집전했던 제단에 올라가 교황이 앉았던 의자에 입을 맞추고 의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제대가 무너질 것을 우려한 주최측이 서둘러 제대위로 올라가지 말 것을 방송하기도.

신도들은 또 제대에 놓여진 화환과 화분에서 서너 송이씩 꽃을 뽑아 가져가기도 해 이날 미사에 사용됐던 모든 물건이 기념품 화한 느낌.

○…미사에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부인 이휘호 여사와 함께 귀빈석 앞자리에 앉아 기도했다. 김대중 총재는『성체대회를 통해 국내에 평화가 이루어지고 남북의 평화에도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날 미사에서 65만 신도들이 보여준 질서의식과 시민정신은 최고 수준 급.

집회가 끝난 여의도 광장은 신도들이 주변의 쓰레기를 모두 모아 각각 들고 나가는 바람에 휴지조각 한 장 없는 평상시보다 오히려 깨끗한 모습을 보였다.

65만 인파가 행사장을 빠져나가는데도 성당별로 질서 있게 움직여 3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교통체증도 1시간을 넘지 않았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평.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각국 대표 영접행사에는 주교 1백면·신부1백명·평신도 1백명등 5백년이 참석했다. 교황은 조남·중국연변에서 온 신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세계 성체대회는 행사자체는 치밀하게 진행됐으나 홍보부문에서는 허점이 많았다.

8일 장엄미사 취재를 위해 오전8시 호텔신라 영빈관 프레스센터에 2백여명의 내 외신기자들이 모였으나 여의도행 취재기자버스는 1대뿐.

내 외신기자들은 콩나물시루 속처럼 고통스럽게 실려갔는데 백발의 외국기자들이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은 보기에도 민망했다. -

○…9일 오전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일행을 싣고 서울 공항을 출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한 비행기는 입국 때와는 달리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 KE6235편(기장 김동진)

이 비행기는 HL7317로 기종은 DC-10이며 5일부터 군경호 요원 60여명의 경비 속에 김포국제공항 91번 계류장에서 정비작업을 벌여 7일 시험비행까지 마치고 8일 오후5시부터 서울공항에서 대기해왔다.

○…김수환 추기경은 9일 오전10시 성체대회를 취재한 내 외신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북한 천주교 측에서 성체대회와 관련, 일체의 공식적인 연락은, 없었고 다만「천주교협회」라는 단체에서 긴 전문이 지난7일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전문의 내용에 대해『남북관계에 대한 거듭된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밀입북 때문에 수감된 사람들에 대해 성체대회가 그 석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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