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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만 씩씩하게…일본 1020세대 여성들 삶 그린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중앙일보 2020.01.13 14:22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2018년 12월 일본에서 번역 출판되자 히트를 쳤다. 지난해 일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영화 '82년생 김지영'도 올해 일본에서 개봉한다고 한다. 한국 여성이 놓인 처지에 대해 일본인들도 공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본 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본 여성들의 희망과 좌절에 대한 최신 보고서와 같은 책이 번역돼 나왔다.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수상 작가 야마우치 마리코(1980년생)가 쓴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이다.
 
현재의 내 모습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현실에 늘 마음 아파하면서도 “언젠가 무언가가 될 수 있겠지” 생각하며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일본 여성들을 그린 단편소설집이다.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 공감의 메아리를 만들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 여성들의 모습은 한국 독자들에게 또다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 책에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지만 늘 가슴 한구석이 시리고 외로운 여성들을 그린 단편소설 12편이 담겨 있다.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10대나 20대다. 작은 일에도 자주 상처받고 좌절하기 쉬운, 아직 미완성인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 “예쁘고 약간 멍청한 여자가 더 잘 산다”는 어른들의 말에 발끈해서 고향을 떠난 여성들. 어릴 때부터 못생겼다고 괴롭힘을 받다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여성. 남몰래 아저씨를 좋아하는 여고생, 미래의 스타를 꿈꾸며 매일매일 댄스에 열중하는 키다리 14살 소녀,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서 어릴 적 베프와 재회한 여성.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멋진 사람’이 되고자 다짐한 여성들 이야기 펼쳐진다.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 싸워보려 하지만 그녀들의 바람과는 달리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은 점점 멀어지고, 게다가 이제 외롭기까지 하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하나둘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그래서 어린 시절에 듣고 발끈했던 그 말이 어쩌면 진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내 다시 고개를 가로젓는다.
 
“도대체 언제 나는 완성될 수 있는 거야?” 하고 말할 만큼 이들의 삶은 아직 미숙하고, 덧없고, 위험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모두 저마다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지켜낸다.
 
지방 출신 여성들의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절묘하게 그려내어 일본 여성 독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 작가 야마우치 마리코가 빚어낸 소설을 한국 독자들은 처음 만나게 된다.
 
야마우치 마리코는 일본 도야마현 태생으로 2008년 단편 「열여섯은 섹스 연령」으로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2년 펴낸 첫 소설집 『여기는 심심해 데리러 와줘』가 2018년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고, 2015년 출간된 『아즈미 하루코는 행방불명』도 2016년 아오이 유우 주연의 〈재패니스 걸스 네버 다이〉로 영화화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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