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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엔 사람 없고 '꽃길'에만 몰리니…민주당 속앓이

중앙일보 2020.01.13 05:00
더불어민주당이 7호까지 외부 인재영입을 하는 등 총선 밑그림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 지역으로 들어가면 전략·인물 등이 불투명해 “풍요 속의 빈곤”(민주당 초선 의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왼쪽부터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 [연합뉴스]

①망설이는 김두관…PKㆍTK 인물난=지난 총선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PK(9석)와 TK(2석)는 민주당이 의석수 유지(129석)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방어선이다. 현재 6석인 호남에서 10석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새 선거제도에 따라 비례대표에서 비슷한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은 김영춘 의원(3선ㆍ부산진갑)을 중심으로 부ㆍ울ㆍ경을 광역 경제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메가시티’ 공약을 PK 공략의 뼈대로 세웠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 이어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악재가 연속 터졌다. 부산의 한 의원은 “조 전 장관 퇴임 후 다소 회복되던 분위기가 (감찰 무마, 선거개입 의혹 등으로) 다시 주저앉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가 경남지사 출신의 김두관(김포갑·초선) 의원에게 경남 양산을에 내려가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김 의원은 “김포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다”(지난 9일)며 망설이고 있다. “2012년 대권 도전을 위해 경남지사를 중도 사퇴한 김 의원을 보는 경남도민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것”(경남 출신의 여권 관계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때 영입설이 돌았던, 경남 진주 출신의 정경두 국방장관은 출마를 고사했다.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4선)이 간판인 TK 상황은 더 절박하다. 출마 전망이 나왔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까지 도전을 꺼리면서 ‘김부겸 벨트’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수성갑과 인접한 경북 경산에 전상헌 전 균형발전위원회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TK 전체로 보면 홍의락 의원(대구 북을)과 김현권 의원(비례대표ㆍ경북 구미을) 등이 고립된 채 각자도생하는 상황이다. 김부겸 의원의 한 측근은 “압승을 이야기하는 지도부를 보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다”고 말했다.
 
②오세훈 대항마 부재…‘격전지 전략’ 주춤=민주당은 서울의 종로ㆍ광진을ㆍ동작을 3곳에서 격전지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당 이름값 있는 인물들과 격전을 벌이면 ‘정권 심판론’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수도권 3선 의원)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당한 인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광진을에 터를 잡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가 마땅찮다. 최근 당 차원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여론조사에 대입했지만, 지도부가 확신을 가질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험지보다 더 험지에 간다"고 하면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황 대표의 출마 여부와 상관 없이 과연 이낙연 국무총리가 종로에 출마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당내 갑론을박이 적지 않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 지역구인 동작을에는 강경화ㆍ양향자ㆍ이수진ㆍ고민정 등 거론되는 전략공천 후보만 5~6명에 달한다. 이미 지역위원장인 강희용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허영일 전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 등은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치열한 예선전이 자칫 본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민주당으로선 우려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3곳은 아직 모두 미정"이라며 “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선택인 만큼 이 대표가 막판까지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지난 8월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③'꽃길' 찾는 명사들도 고민=격전지엔 인물난이 심각하지만, 수도권 안전지대와 호남엔 출마를 원하는 이들이 넘친다. 최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호남 출신 공공기관장들은 잇따라 사표를 내고 출마 선언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족화해 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사법농단 고발자라는 명분으로 입당한 이수진 전 판사 등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구 공천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김홍걸·이수진 두 사람은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라며 “이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에게 서울 구로을 공천을 보장해 줘 이들을 험지로 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주 출범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의 세부 구성을 금주 중 매듭짓고 설 연휴가 지나는 대로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당 안팎의 시선은 자신을 “선거 기획 전문가”라고 했던 이해찬 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헌ㆍ당규상 당 대표는 전체 20% 이내의 후보를 단수 공천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전략공천 최소화라고 말해 온 것은 정치적 수사”라며 “현직 장관 불출마 지역을 포함한 30곳 안팎이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임장혁ㆍ하준호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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